황수경 아나운서 부부는 지난달 31일 ‘파경설’을 퍼뜨려 구속 기소된 2명에 대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면을 법원에 접수했다.
황수경 부부는 이날 “구속기소 된 두 분이 허위사실을 인정하고 정중하게 사과해왔다”며 “저희 부부에겐 몹쓸 짓을 했으나 그 분들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가족, 아들이기에 용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악의적으로 꾸며낸 허위 정보가 진실의 탈을 쓴 채 SNS,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됨으로 인해 저희 부부가 받은 고통을 더 이상 다른 분들은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거듭 토로했다
황수경 부부가 용서하겠다고 밝힌 대상은 일간지 박모(40) 기자와 블로그 운영자 홍모(31)씨다. 5억 손해배상을 청구한 TV조선과 조정린 기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기자와 홍씨 등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기각이나 선고유예로 판결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황수경 부부는 줄곧 파경설 루머 유포자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해왔다. 부부는 법원에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해 주기를 바란다”는 진정서까지 제출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단호한 수사를 원했고, 이례적으로 루머 유포자인 현직 일간지 기자가 구속기소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30일에는 파경설을 보도한 TV조선과 조정린 기자에 대한 5억 손해배상 소송 기사가 포털사이트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황수경 부부는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루머 유포자들이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왔고, 죄는 밉지만 고심 끝에 인간적인 차원에서 용서의 결단을 내렸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인터넷 주요뉴스로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심적 부담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황수경 측이 TV조선에 원하는 것도 진정한 사과다. 첫 손해배상 공판에서 황수경 측은 “TV조선 측의 사과가 없다면 조정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TV조선 측은 “뉴스가 아니라 연예인 가십을 수다 형식으로 떠는 내용이었다”면서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