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제가 말이 많죠? 감독님한테 경고 3번 먹었어요.”
격정 멜로 KBS ‘비밀’의 예상치 못한 성공은 방송가의 파란이었다. 그것도 스타 작가와 톱스타가 총출동한 경쟁작들을 상대로 오직 작품 만으로 말이다. ‘비밀’의 대박은 신인 작가를 육성하는 단편 드라마의 존재 이유를 알게 해줬고 배우들의 재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중 광수 역을 맡은 최웅이 있다. 민혁(지성 분)의 비서로 출연한 그는 초반엔 차갑고 냉정한 남자였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지성과 찰떡 호흡을 이루더니 마지막 회에선 사랑까지 쟁취했다.
![]() |
사진=이현지 기자 |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듣고 혼자 고민을 많이 했다. 첫 촬영 날에는 밤을 새고 갔다.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만 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게’라고 하셨다. 제가 시키는 건 정말 잘한다. 그래서 감독님만 믿고 갔다.”
최웅은 스스로 대본의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외워가는 스타일이라고 밝히며 이응복 감독과 유보라 작가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조연이지만 변화 있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최웅은 “일부러 더 과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광수를 둘러싼 관계들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새로운 인간사회를 만나면서 부드러워지게 작가님이 라인을 잘 써주셔서 있는 그대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만난 최웅은 시키는 말에만 대답하던 광수와는 달리 질문 하나에도 술술 말을 쏟아내는 수다쟁이였다. 극 중 캐릭터와 굵고 낮은 목소리, 선 굵은 얼굴로 무뚝뚝하고 차가울 것 같은 인상과는 완전 달랐다.
![]() |
사진=이현지 기자 |
인상뿐만 아니라 어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2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의외로 다가왔다. 군대도 이미 다녀왔고 연예계에 입문한지도 생각보다 오래됐다. 패션 모델을 거쳐 광고 모델로, 이젠 연기자로 천천히 행보를 이어왔다. 연기자로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방송됐던 KBS2 드라마 ‘각시탈’로 연기자로는 뒤늦게 출발한 셈이다.
“나이랑 이미지 때문에 애매하긴 하다. 패션모델로 활동할 땐 중고등학생 같다는 말 많이 들었다. 술을 마시러 다닐 때도 주민등록증을 갖고 다녔다. 지금도 주민등록증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나마 목소리 때문에 제 나이로 보신다. 군대 갔다 와서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단 늙지 않았다. 아역을 할 수 도 있는데 감독님들께선 선입견이 있더라. 그냥 운명에 맡기고 받아 들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게 좋은 것 같다.”
![]() |
사진=이현지 기자 |
“광고 모델로 타고난 것 같다”는 말에 최웅은 “평생 광고로 먹고 살 순 없다. 소속사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했을 땐 작품을 못했다. 광고는 프리랜서로 이곳 저곳에 프로필을 넣으면 불러주신다. 근데 연기를 하고 싶어 제작사를 수 십군데 돌아다녔는데 오디션 볼 기회조차 없었다. 그게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담담하게 연기를 하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