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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24)의 웃음소리는 호탕하다. 감독님 말마따나 “옆집 삼촌 같은 웃음소리”다. ‘청순 글래머’란 우아한 왕관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탈한 웃음, 그리고 털털한 화법.
3일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엔 이런 신세경의 매력이 흠뻑 담겼다.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기 직전의 ‘20대 신세경’ 이 스크린 곳곳에 녹아있다.
신세경은 이 영화에서 청순과 요염을 오가며 묘한 카리스마까지 뽐낸다. 때론 사랑과 욕망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며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순정과 의리도 꺼내놓는다. 20대 여배우가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쏟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타짜2’는 허영만 만화의 ‘타짜’ 시리즈를 각색한, 2006년 흥행한 ‘타짜’의 후속작이다. 고니의 조카 대길이 목숨줄이 오가는 타짜 세계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승현, 신세경을 중심으로 곽도원, 이하늬, 박효주, 김인권 등이 캐릭터의 향연을 펼친다. 전편에 이어 출연한 ‘아귀’ 김윤석과 ‘고광렬’ 유해진의 모습도 반갑다.
강형철 감독은 이번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로 신세경을 꼽았다.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할, 복숭아 같은 ‘엉덩이 노출신’ 때문만은 아니다. 신세경은 대길(최승현)의 첫사랑이자 당찬 매력의 ‘허미나’로 분해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최근 만난 신세경은 “그 어떤 작품보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컸다”면서 “그래서 흡연, 욕설, 노출 연기도 아무렇지 않게 즐겁게 촬영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웃음 포인트나 스릴 넘치는 장면, 갈등 장면 등 모든 장면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재밌고 무섭고 슬펐다. 감독님의 센스에 놀란 장면도 많았다. 음악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감독님의 장기가 보였다.
“재기발랄하시다.”
- ‘허미나’ 캐릭터가 당돌하고 직설적이다.
“나와 잘 맞았다. 편하고 신났다. 이런 여자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대본을 봤을 때부터 반했다. 애착이 가는 캐릭터이다 보니 즐기면서 찍었다. 감독님이 또 배우들이 가진 매력을 잘 포착하니까 카메라 앞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감독은 왜 ‘허미나’로 신세경을 떠올렸을까.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 내 웃음소리를 듣고 상상하던 미나의 웃음소리와 똑같다고 했다. (어떤 웃음이냐고 묻자) 옆집 삼촌 같은 시원한 웃음소리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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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있다.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니 구체적으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미나는 닮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성격을 가졌다. 일단, 힘든 과거를 안고 살아왔지만 당당하다. 멋지게 임무를 완수했지만 생색내지 않는다. 나도 생색내는 거 정말 싫어한다.(웃음) 의리는 말할 것도 없다. 갈대 같은 여자들과 다르다. 우직한 면이 있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기존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좀 생소할 수도 있겠다.
“팬들이 이 작품과 캐릭터를 좋아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실제 내 모습을 아는 팬들은 실제 신세경의 모습을 더 많이 드러낼 수 있는 기회란 걸 알았을 것이다.(웃음)”
-‘키스할래?’와 같은 저돌적인 대사나 성기를 지칭하는 19금 대사들은 민망했을 것 같다.
“이런 장면도 여러 테이크를 찍었다. 아무렇지 않았고 재밌었다. 거친 표현도 어렵지 않았다. 내가 언제 카메라 앞에서 시원하게 욕을 할 수 있겠나? 연기니까 재밌게 임했다.”
-최승현과 잘 어울렸다. 특히 비주얼은 최고였다. 하지만 말 없는 최승현과 친해지기 쉽지 않았을텐데.
“와~ 어떻게 알았나? 그런데 워낙 센 작품을 같이 하다보니 많이 친해졌다. (최승현)오빠가 처음엔 낯가림이 있는데, 강렬한 작품을 같이 하니까 시간 날 때마다 대화를 많이 했다. 서로 어렵고 불편한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 많이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오빠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먼저 대사를 맞춰보자고 제안하고, 캐릭터와 장면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이렇게 하는 배우들이 많이 없는데, 오빠의 열정과 노력에 많이 놀랐고 반성하게 됐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도 했다.”
-어떤 점들이 자극이 됐나.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다. 같이 연기를 할 때도 표현 방식은 예상과 다른 부분이 있다. 그래서 미나와 대길의 대화 장면이 식상하지 않고 차별화된 것 같다.”
-감독이 ‘이 영화의 최고 수혜자는 신세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감사하다. 영화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최고 수혜자라 생각하지 않는다. 팔불출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이 캐릭터를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원작은 읽어봤나.
“다 읽어봤다. 정말 재밌게 봤다. 만화라 지루하지 않았다.(웃음)”
-노출신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텐데.
“당연히 부담은 있었다. 연기를 위해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았다. 그 장면은 밀도 있고 중요한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노출이 중요한 게 아니란 걸 모두 알기에 연기에 집중하느라 다른 곳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과하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아 더 예뻐보였던 것 같다.
“모든 작품을 할 때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 먹는 걸 좋아해서 항상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운동을 하다 보니 몸매를 만든 티가 난다. 이상할 것 같아 일부러 복근을 줄였다.”
-팬들의 반응이 엇갈릴 것 같다.
“(노출신) 촬영 이유를 확실히 알 것이다. 물론 속상해 하는 팬들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걱정은 안 된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보니 노출신을 떠나 모든 장면에 애정이 있다. 그래서 노출신도 별 일 아닌 것처럼 즐기고 재밌게 임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그랬다.”
-대역을 쓰지 않았다. 물론,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이겠지만.
“그 앵글이 만화(원작)에도 나온다. 대역을 쓸 수 없는 앵글이다. 엄청난 애정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실제 화투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화투는 이번에 배웠다. 정말 재밌더라. 특히 고스톱은 적당히 하고 손을 떼야만 했다. 프린트해서 학습지처럼 공부했다. 촬영 전에 모든 배우들이 모여서 같이 화투를 치고 필요한 손기술을 배우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당시 선배 배우들과 함께 치고 배웠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번에도 대선배 김윤석, 유해진과 함께 했다. 앞서에는 송강호와 호흡도 맞췄다. 뭘 얻었나.
“작품마다 느낌이 다르고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시간도 다르다. 그래서 비교하긴 어렵다. 선배들의 연기를 보고 깨닫는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선배들의 모습이나 태도를 보며 많이 느낀다. 전혀 권위적이지 않다. 후배 입장에서 선배들과 작업한다는 것은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다. 선배들은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일부러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현장에서 단 한 번도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다정하고, 술자리에선 귀엽고 사랑스러우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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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일하는 상황 안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는 바로바로 해소한다. 사람들한테 에너지를 많이 받는 편이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걸 가장 힘들어 한다. 다행인 건 타고난 인복이 있다. 어떻게 보면 경쟁을 힘들어하는 성격이라 이쪽 일이 내 성향에 안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보다 내가 낫다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과거의 나보다 더 나아지면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영화 ‘알투비’ 때보다 훨씬 밝아진 것 같다.
“요즘 그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알투비’ 때는 솔직히 안 좋은 상태였다. 너무 지쳐있었다. 지금 스케줄도 그때와 큰 차이는 없지만, 지금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줄 알게 된 것 같다. 스스로를 제어할 방법을 찾은 것 같고, 지금도 서히 알아가는 중이다.”
-노래방 18번은 무엇인가.
“심수봉 ‘미워요’다. 정말 좋아하는 노래다. 멜로디도 좋고 가사도 좋다.”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허미나’처럼 당차고 열정적인가.
“상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직업이나 나이보다 대화의 코드가 중요하다. 대화가 없으면 안 된다. 외모를 보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장 중요한 것도 아니다. 얼굴만 바라보고 살 게 아니니까. (대시하는 사람이 많지 않냐는 질문에) 없다! 나도 거절이란 걸 좀 해보고 싶다.(웃음)”
-그런데 이상형이 현실 속 인물이 아니더라. 안타깝다.(웃음)
“옵티머스 프라임을 지목했다. 당시 정말 좋아했다. 로봇이지만 좋아하는 남성상에 가깝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지금 이상형은 아니다.”
-흥행 공약이 현실적이면서도 유혹적이더라.
“화투를 배우다보니 무엇인가
happy@mk.co.kr/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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