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화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으로 첫 항해에 나선 SBS ‘룸메이트’의 패기는 훌륭했다. 출연진 모두가 진흙탕에 몸을 던지며 장어잡이에 ‘올인’하는 에피소드나 국악을 배우는 외국계 스타 박준형, 오타니 료헤이의 이색 도전기까지 최근 평일 심야 시간대에 보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그러나 이를 아울러 웃음과 재미까지 한데 아우르는 노련미는 못내 아쉬웠다.
25일 오후 방송된 ‘룸메이트’에서는 허영지, 나나, 배종옥, 잭슨, 이동욱, 박민우 등의 장어잡이 체험과 박준형, 이국주, 써니, 오타니 료헤이의 국악나들이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파를 탔다.
이날 ‘룸메이트’는 기존 일요일 오후 방송되던 것과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진 않았다. 연출을 맡은 박상혁 PD가 앞서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전편에 이어지는 에피소드라 화요일 심야 시간대로 옮긴 뒤 첫 방송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 대신 시간대에 맞춘 편집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낯선 체험과 단합, ‘먹방(먹는 방송)’으로 이어지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특유의 구성은 그대로 펼쳐졌다. 잭슨과 허영지는 어김없이 망가졌고 배종옥은 소녀 감성을 이어갔으며, 박준형과 오타니 료헤이는 ‘4차원’ 행동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장어의 효능을 설명하며 은근슬쩍 ‘19금’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나나와 이동욱이 진흙 위 레이스를 펼치며 묘한 자세를 취하는 등 편집에 있어서는 종전 방송에서 보지 못한 시도들이 튀어나왔다. 평일 심야 시간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무공해’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조금 비틀어 심야 시간대의 분위기를 만들겠다던 제작진의 패기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룸메이트’에서 보이지 않았던 도전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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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룸메이트" 방송 캡처 |
그러나 그저 도전에서 멈추고 재미와 웃음은 주지 못했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잭슨이 바다괴물 형상으로 온몸을 내던졌지만 이를 뒤받쳐주는 다른 출연진의 리액션도 부족했고 자막의 센스도 충분하지 않았다. 첫술에 배부르랴마는 분명 직시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다만 지상파 3사 모두 침체기를 겪는 화요일 심야 안방극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름의 묘책을 썼다는 점에서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다. ‘룸메이트’의 노력과 도전이 단순한 패기를 넘어선 재미를 선사할 줄 아는 노련미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