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현재 극장가는 외화가 장악중이다. ‘인터스텔라’와 ‘퓨리’ ‘헝거게임-모킹제이’(이하 ‘헝거게임’)가 나란히 박스오피스 1위부터 3위까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카트’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패션왕’ ‘봄’ 등 뛰어난 한국영화들이 개봉했음에도 굳건히 자리를 유지하며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인터스텔라’하며 누구나 과학적인 이론과 웜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부성애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퓨리’ 역시 전쟁영화, 리더쉽, 2차 세계 대전, 탱크 등에만 관심이 간다. ‘헝거게임’도 제니퍼 로렌스의 성장, 모킹제이로서의 진화, 또 다른 전쟁, 갈등 등만을 중점으로 집중하고 있다.
지금도 관객들은 충분히 초점에 맞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시선을 넓힌다면 더욱 풍성한 볼거리가 담긴 세 작품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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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인터스텔라’에는 단순하지만 매우 지능형인 로봇 타스가 등장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모노리스의 2014년 판으로 보이는 타스는 브랜드(앤 해서웨이 분)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받친다. 이는 그만큼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한 파도를 등지고 브랜드를 안고 달리는 타스의 열연(?)은 보는 이가 발을 동동거리게 만든다. 또 자신에게 입력된 썰렁 농담으로 쿠퍼(매튜 맥커너히 분)를 당황케 만들면서도 이내 능청스럽게 대처하며 유일한 웃음 코드로 작용한다.
이에 크리스토퍼 놀란은 “로봇 타스의 디자인 역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모노리스 오마주의 일종이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외형을 원했다. 거기에 고도의 지능을 지닌 로봇의 역할과 기능 수행에 충실한 디자인까지 표현되길 바랐다”고 타스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어린 머피 역을 연기한 할리우드 배우 맥켄지 포이의 열연은 성인 배우 못지않게 완벽하다. 귀엽고 예쁘장한 비주얼로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하는 머피. 아빠 쿠퍼의 뒤를 따라다니며 ‘아빠바보’다운 면모도 보인다. 과학에 대한 명석한 두뇌와 호기심으로 눈길을 끌고, 결정적인 한방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때문에 이보다 더 완벽한 딸이 없다. 특히 가족과 지구를 위해 우주로 향하는 아버지에게 “가지마”라며 펑펑 우는 모습은 초반부터 눈물샘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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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퓨리’에는 브래트 피트와 로건 레먼이 출연한다. 특히 두 사람은 영화 홍보 차 한국을 방문해 공식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등 행사에 참여했다. 3년 전 내한해 ‘샤이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로건 레먼은 이번에는 성숙미로 여심을 자극했다. ‘퍼시잭슨과 괴물의 바다’ ‘노아’ 당시의 풋풋함을 벗고 의젓한 청년으로 변신을 알린 셈이다. 전쟁 때문에 다소 만신창이가 되어도 우수에 찬 특유의 눈빛은 영원했다.
‘빵 아저씨’로 더욱 유명한 브래드 피트 역시 ‘월드워Z’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월드워Z’ 당시의 용맹함에 한층 물오른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영화 관련 일정에서는 자신을 보고 환호는 한국 팬들에게 밝게 미소를 보이며 팬 서비스를 보냈던 그가 영화 속에서는 시종일관 무게감을 지키기에 새롭다.
‘퓨리’로 하나 된 브래드 피트와 로건 레먼의 시너지 또한 막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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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헝거게임’은 모킹제이로서의 또 다른 길을 선택하는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의 성장을 지켜보면 된다. 특히 ‘판엠의 불꽃’ ‘캣칭 파이어’ 때보다 한층 심해진 내적갈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인이 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유작이기에 그를 보낸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2014년 2월2일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애석하게도 촬영 중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하루 동안 애도 차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의 빈자리가 느껴질 만도 하지만, 늘 그랬듯 묵묵히 캣니스를 도우며 마지막까지 훈훈하며 존재감까지 빛낸다.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은 “그의 연기를 가짜로 보여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가 할 대사는 다른 인물들에게 전달됐고 대신 대사가 없는 장면을 편집해 넣었다. 비록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눈으로 연기하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줄리언 무어 역시 ‘헝거게임’을 묵직하게 만들어준다. 13구역의 대통령으로 등장하는 줄리언 무어는 자신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기에 마치 미래의 캣니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