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2014년은 한국 영화계에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던 한해였다. 한국 영화관객수가 3년 연속 연간 1억 명 돌파가 유력하며, 김한민 감독의 ‘명량’이 1761만 명을 동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변호인’(1137만)과 ‘겨울왕국’(1029만)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여기에 ‘인터스텔라’(969만)가 가세하며 연내 4편의 천만 영화 탄생이 유력시되고 있다. ‘자유의 언덕’ ‘봄’ ‘산다’ ‘한공주’ 등 한국 영화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처럼 질과 양적으로 좋은 영화들의 뒤에는 배급사의 힘이 존재한다. 새해를 얼마 앞두지 않고 2014년 배급사들의 흥행성적을 정리해봤다.
1위는 올해도 어김없이 CJ E&M(이하 CJ)이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CJ는 11월 까지 30편의 영화를 배급해 전국 매출액 점유율(24.5%), 전국 관객 점유율(24.7%)로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했다. CJ는 상반기 ‘수상한그녀’(865만)을 시작으로 ‘노아’ ‘찌라시: 위험한 소문’ ‘방황하는 칼날’ ‘표적’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등 18편을 흥행시켰다. 하반기에는 ‘명량’(1761만)을 필두로 ‘좋은친구들’ ‘드래곤 길들이기2’ 등으로 관객과 매출액 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CJ는 ‘마담뺑덕’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개봉을 앞둔 ‘국제시장’으로 올 한해를 화려하게 마무리 할 예정이다.
2위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에게로 돌아갔다. 롯데는 같은 기간 총 30.5(공동배급 포함)편의 영화로 전국 매출액 점유율(12.2%), 전국 관객 점유율(12.4%)를 기록 CJ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배급사별 점유율 상위 10위 가운데 가장 많은 상영 편수를 선보였지만, 상반기에는 부진했다. 롯데는 1월 ‘피끓는 청춘’(167만2648명)과 ‘플랜맨’(63만2280)을 시작으로 2월 ‘관능의 법칙’(77만4002명), 3월 ‘몬스터’(52만6282명)까지 기대작들의 성적이 부진했다. 특히 4월 말 개봉된 ‘역린’(383만6429명)의 성적은 뼈아팠다. 하지만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이 ‘명량’과 함께 쌍끌이 흥행에 나서며, 하반기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다. 롯데는 ‘익스펜더블3’ ‘터키’ ‘타짜-신의 손’(401만) 등 10.5편을 배급하며 2위에 올라섰으나, ‘나의 독재자’ ‘헝거게임:모킹제이’ 등이 부진하며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이하 소니)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해외 직배사인 소니와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이하 워너),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하 이십세기)는 나란히 3~5위를 차지했다. 먼저 지난해 배급사 점유율 5위를 차지했던 소니는 전국 매출액 점유율(12.8%), 전국 관객 점유율(12.3%)를 기록 3위로 두 단계 올라섰다. 소니는 상반기 ‘겨울왕국’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 12편을 배급하며 총 관객 수 2,099만 명, 매출액 1685억 원을 기록, 전체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21.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하반기 소니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퓨리’ 등을 흥행시키며 2위 롯데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 뒤를 이어 4위는 워너가 차지했다. 워너는 상반기 ‘엣지 오브 투모로우’ ‘300: 제국의 부활’ 등 6편을 배급하며 전체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7.4%로 5위를 차지했다. 워너는 하반기 ‘인투 더 스톰’과 천만돌파가 유력시 되는 ‘인터스텔라’를 내세워 상위권 도약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위는 이십세기가 이름을 올렸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리오2’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메이즈 러너’ ‘슬로우비디오’ ‘나를 찾아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전년도 대비 3계단 올라섰다.
이처럼 해외 직배사가 급상승한 사이 CJ, 롯데와 함께 국내 3대 배급사로 불리는 쇼박스 미디어 플렉스(이하 쇼박스)와 영화 배급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NEW의 부진은 눈길을 끌었다.
쇼박스는 현재까지 9편의 영화를 배급해 전국 매출액 점유율(8.2%), 전국 관객 점유율(8.2%)를 기록, 전년도 4위에서 6위로 2계단 떨어졌다. 쇼박스는 ‘군도:민란의 시대’ ‘신의 한수’ ‘끝까지 간다’ ‘우리는 형제입니다’ 등으로 야심차게 배급해 상위권 도약을 노렸지만,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해 2위였던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이하 NEW)의 몰락은 충격에 가까웠다. 올초 ‘변호인’부터 ‘논스톱’ ‘남자가 사랑할 때’ ‘인간중독’ ‘주온: 끝의 시작’ ‘패션왕’ ‘빅매치’ 등 16편을 내세웠지만, 전국 매출액 점유율(7.6%), 전국 관객 점유율(7.8%)를 기록하며 7위로 곤두박질 쳤다.
이어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와 판씨네마, 싸이더스 픽쳐스가 8~10위에 랭크됐다.
이처럼 올 한해 해외 직배사의 괄목할만한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국내 배급사 쇼박스와 NEW는 입맛을 다시는 모양새다. 과연 이들이 올 한해 흥행부진을 딛고 내년에는 다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영화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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