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MBC ‘무한도전’ 특집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두 번째 편 방송을 하루 남겨둔 2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1편에서 터보, SES, 김현정 단 세 팀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연말 지상파 가요 결산 프로그램을 압도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번 주에도 김건모, 소찬휘, 엄정화, 이정현, 조성모, 지누션, 쿨 등 총 7팀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벌써부터 이들의 히트곡이 거론되며, 터보의 ‘러브 이즈’(Love is...)가 방송 직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상황이 또 한번 재현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토토가’는 가요계 관계자들마저 들뜨게 했다. 90년대 중반부터 활동해 온 매니저들은 페이스북에 “눈물을 흘렸다”는 글을 올렸고, 출연 가수를 90년대 키운 한 기획사 대표는 “이렇게 전화를 많이 받을 줄 몰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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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관계자들을 살펴보면 “그때가 좋았다” 수준에서 멈춰있다. MP3가 등장하고,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거대 기업들이 음원 유통을 쥐락펴락하는 현 상황에서, 수 십 만장 앨범 판매는 우습게 여겼고, 하루에 통장에 1억 원씩 들어왔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왔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 각각 소주 한잔 하면서 ‘추억 돌아보기’가 끝이다.
일부에서는 조금이라도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출연 가수들의 새 앨범 발매나 ‘반짝’ 올라간 그들의 인지도를 활용해 콘서트를 추진하는 것은 이미 ‘나는 가수다’ 직후 써먹을 대로 써먹은 수법이고, 먹히지도 않는다. 효과가 있더라도 단기적이다.
만약 지금 그토록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토토가’ 가수들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경우 티켓이 폭발적으로 팔릴까. 당연히 회의적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무한도전’에서 ‘아이돌이 꾸미는 90년대 히트곡 퍼레이드’라는 콘서트를 개최해도, 방청 신청이 쇄도했을 것이다. 90년대 가수가 아닌 90년대 노래가 대중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의미 있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왜 90년대 노래가 15~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대중들을 열광케 할까”라고 고민을 했다. 어떻게 보면 이 물음은 “왜 지금 노래를 대중들 마음 깊이 들어가기 힘들까”로 연결된다.
물론 음반이 아닌 MP3(혹은 스트리밍)로 듣는 지금의 상황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유통방식의 변화가 가요계의 판을 흔들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절대적일까. 가요 관계자들 스스로 대중음악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음악이 아닌 음원으로 (스스로 인식하며) 생산하고 있고, 스토리가 없는 가사를 앞세운 노래가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감동 보다는 자극을 우선시 하는 정형화된 무대 공식이 대중들에게 어떤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어떤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토토가’를 비롯해 이전에 드라마와 영화에서 90년대 노래가 들려올 때마다 대중들이 환호했던 이유를 90년대를 거쳐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 페이스북 facebook.com/you.neo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