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으로 연기까지 되는 ‘연기돌’로 인정받았다. 박유천 역시 ‘해무’로 그가 가진 대중성과 연기력을 뽐내 2014년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들에 앞서 빅뱅 탑, 미쓰에이 수지, 엠블랙 이준 등은 아이돌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2PM 준호와 찬성, B1A4 진영, 에프엑스 설리, 엑소 디오 등은 다소 작은 배역임에도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고, 무대 위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났다.
아이돌이 자연스럽게 연기까지 소화하며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조연에서 점점 주연자리까지 꿰차며 스크린에서도 빛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팬들과 일부 대중의 입장에선 이들의 스크린 진출이 격하게 반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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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어색한 말투와 불안정한 시선 처리가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어설픔으로 시작한 영화가 언짢음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천만 이상 관객이 선택한 ‘변호인’ 외에 ‘해무’(147만5091명) ‘동창생’(104만8280명) ‘레드카펫’(31만6953명) ‘카트’(81만407명) ‘배우는 배우다’(11만2029명) ‘레디액션 청춘’(2855명) 등은 기대와 달리 다소 부진한 흥행 성적으로 아쉬움을 안겼다.
아이돌의 출연이 꼭 흥행 부진을 낳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영화는 출연 배우와 감독의 인지도보다 작품성과 연기력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거나, 배우의 연기가 좋아도 내용이 어설프면 앙꼬없는 찐빵같은 게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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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와 감독 역시 이 불편한 진실에 대해 순순히 인정한다. 이왕이면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연기력보다는 조금 더 대중성이 높은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삼기도 한다고. 또는 영화 제작비를 투자 받기 위해 캐스팅 하기도 한다.
준비된 신예와 연기 기회가 절실한 중고 신인이 대기하고 있어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카메오이거나 행인1, 주인공 친구 등 일 뿐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기다림에 익숙하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언젠가는 대중들이 알아봐 줄 것.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언제까지 이들의 기다림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이돌의 잦은 스크린 신고식이 무작정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아이돌 만큼이나 신예와 중고 신인의 설 자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아이돌 멤버들을 통한 대중성 확보만큼이나 영화의 질적인 부분도 고민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MBN스타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