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차트 역주행은 가요계의 또 다른 선례로 남게 됐다. 음원 발표 시기와 상관없이 대중들의 반응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엑스아이디처럼 가요계 차트 역주행 신화를 이어왔던 가수들의 유형을 분석해봤다.
◇ 방송에서 부르면 뜬다
차트 역주행의 가장 흔한 경우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노출이 될 때다. 특히 음악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선 가장 쉽게 노출이 되고 방송이 끝나자마자 음원차트는 격동한다.
대표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차트 역주행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SBS ‘K팝스타4’에 출연한 정승환이 불러서 화제를 모은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출연자가 부른 버전은 물론 김조한이 부른 원곡까지 음원차트에 등장했다. ‘신촌을 못가’도 2013년에 나온 곡이지만 Mnet ‘슈퍼스타K6’에서 임형우가 불러 화제를 모았고 차트 장기 집권까지 하게 됐다.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의 위력도 막강하다. 한 가수의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을 겨루는 ‘히든싱어’는 자연스럽게 해당 가수의 노래가 여러 곡 전파를 탄다. 방송이 되며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는 것은 물론 음원차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방송 이후 장기간 음원차트에 머물었고 플라이 투 더 스타이의 히트곡들도 방송 직후 빠르게 상위권을 차지했다.
겨울과 크리스마스가 되면 등장하는 시즌송들도 12월 차트 역주행의 단골손님들이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부른 ‘크리스마스니까’와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는 1년만에 다시 음원차트에 등장했다.
겨울에 캐럴송들이 각광받듯이 봄에도 좀비처럼 음원차트에 등장해 상위권을 접수하는 곡이 있다. 바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음원차트에 역주행을 보여주고 있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위력이 올해에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음원차트로도 추모를…
지난해 가요계를 슬픔에 빠트렸던 레이디스코드 은비, 리세의 사고에 음원차트도 움직였다. 1위를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던 소녀들을 위해 누리꾼들은 힘을 합쳤고 그들의 곡 ‘아임 파인 땡큐’(I'm fine thank you)를 음원차트를 1위로 만들어줬다.
이어 신해철의 비보도 음원차트를 움직였다.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에 흘러나올 노래로 꼽았던 ‘민물장어의 꿈’은 사고 이후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이엑스아이디보다 앞서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은 이들은 크레용팝이다. 헬멧을 쓰고 ‘빠빠빠’를 부른 크레용팝은 독특한 그룹으로 시선몰이는 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된 후에 댄스 열풍이 불었고 이후 음원 차트에서도 반응이 나타났다.
이엑스아이디의 직캠의 위력은 위대했다. 한 행사장에서 팬이 찍은 이엑스아이디 하니의 직캠은 SNS를 통해서 퍼졌고 중독성 강한 노래에 반한 리스너들이 원곡을 찾아듣기 시작하면서 차트 역주행이 시작됐다. 음원차트 역주행 현상은 빈번히 등장한 일이긴 하지만 이엑스아이디처럼 강제 컴백을 하고 음악 방송 1위까지 차지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런 면에서 이엑스아이디의 역주행 신화는 기이한 현상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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