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강남 1970’이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개봉과 동시에 1위 자리를 고수 중이라 놀랍다. 그러나 5일 개봉한 ‘쎄시봉’의 영향에도 굳건히 자리를 유지할지 관심사다.
지난 1월21일 개봉한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뒤를 잇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이다. 배우 권상우로 시작해 조인성을 거친 느와르 액션 바통을 이민호, 김래원이 이어받았다. 오랜만에 신작으로 등장한 유하감독은 물론 이민호의 본격 스크린 주연작이자 김래원의 스크린 나들이가 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민호와 김래원의 케미는 적절했고, AOA 설현은 아이돌에서 꽤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스크린으로 복귀한 이연두는 파격 노출과 베드신으로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단, 지나치게 섹시미를 강조했다는 점이 아쉽지만 미모는 여전히 빛났다.
비록 필요 이상으로 긴 베드신과 다소 자극적이고 거친 장면의 연이은 등장은 관객에게 호불호를 안긴다. 그럼에도 남성 관객의 액션 판타지를 자극하고, 여성 관객까지 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관객층이 다소 제한적인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빠른 시일 내에 100만 관객을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190만7648명(5일, 오전 1시 기준)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고 3.9% 실시간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워터 디바이너’ ‘내 심장을 쏴라’ ‘빅 아이즈’ ‘빅 히어로’ ‘존 윅’ ‘오늘의 연애’ 등 신작과 경쟁작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는 셈이다.
여진구와 이민기의 케미가 돋보인 ‘내 심장을 쏴라’와 러셀 크로우 연출, 연기가 돋보이는 ‘워터 디바이너’의 개봉에도 미동조차 없었던 ‘강남 1970’. 그러나 이에 대적할 만한 ‘쎄시봉’이 개봉했기에 오는 6일의 흥행 성적이 궁금하다.
김윤석, 장현성, 김희애, 정우, 진구, 한효주, 조복래, 강하늘, 김인권 등 멀티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쎄시봉’은 연기파 배우의 대거 등장과 청춘의 우정과 사랑, 노래를 담아 부모님 관객부터 자녀 관객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다. 옛 노래가 흘러나오지만 전혀 현실과 괴리감도 없고 오히려 요즘 음악보다 더 감성을 자극한다.
거기에 사랑 연기의 달인인 정우가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울고 웃으며 관객의 감정선까지 가지고 논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또는 ‘웨딩 케이크’를 흥얼거리며 추억에 잠길지도 모른다.
‘강남 1970’에 비해 공감될 만 한 포인트가 많아 ‘쎄시봉’의 위력이 예고된다. 이미 24.8%의 실시간 예매율을 보이고 있고, 한효주 때문에 ‘별점 테러’ 공격을 받았지만 작품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이를 능가한다.
아직 ‘쎄시봉’을 찾은 관객수를 알 순 없다. 하지만 쟁쟁한 두 작품이 만났기에 극장을 찾은 관객을 고민하게 만든다. 판타지를 자극하는 느와르 액션이냐, 사랑과 음악으로 공감대를 자극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