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은 5일 개봉한 영화 ‘쎄시봉’(김현석 감독)을 보고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고 했다. “우리의 젊은 날보다 훨씬 재미있게 만들었다. ‘명량’, ‘국제시장’ 보다도 잘 만든 것 같다”고 호평했다.
무교동 음악클럽 ‘쎄시봉’은 60~70년대 포크송 열풍의 근원지였다.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 걸출한 포크 가수들을 배출했다. 조영남과 윤여정의 불같은 사랑도 이곳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쎄시봉’에선 영화보다 영화 같았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찾아볼 수 없다. 아쉽게도 그려지지 않았다. 가상 인물인 오근태(정우 분)와 민자영(한효주 분)의 가슴 시린 첫사랑이 주요 뼈대를 이룬다.
배우 김인권이 조영남 역을 맡아 특별출연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당시 쎄시봉의 홍일점이었던 윤여정은 없었다.
김현석 감독에 따르면, 윤여정은 이번 영화에 자문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감독은 “윤여정 선생님에게 자문을 구한 덕에 섬세한 디테일을 구현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 ‘쎄시봉’을 보면서 조영남과 윤여정, 이 두 이름을 떠올리지 않는 이는 드물 것이다. 조영남은 “‘쎄시봉’에서 인생 첫 여자(윤여정)를 만났다”고 했다.
비록 결혼생활 13년 만에 파경을 맞았고, 30년 이상을 남남으로 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세간의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는다. 최근 ‘쎄시봉’ 바람을 타면서, 또 당시 결혼사진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여정과 이혼 후 숱한 스캔들을 뿌렸던 조영남은 유독 조강지처 윤여정을 그리워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여자였어~” “정말 굉장한 여자야!” 하며 뻔뻔하리 만큼 찬양했다.
그런데 그런 조영남을 보면서 윤여정은 한 번도 ‘토’를 달거나 ‘대응’ 한 적이 없다. 이것 역시 조영남이 윤여정에게 지금도 감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과거 기자와 만난 조영남은 “서로 차였다고 하는데, 헤어진 것이 결과적으로 윈윈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가정에 묻혀서 이렇게 많은 그림과 책을 쓸 수 있었겠나. 헤어진 후 막 욕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그게 고맙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여태껏 솔로로 지내는 윤여정을 바라보는 마음은 남다르다고 털어놨다.
“스캔들도 없고. 아마 결혼을 했다면 내가 홀가분할 수도 있었겠지.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워낙 씩씩하게 잘 사니까. 그게 나를 늘 긴장하게 했어. 주위를 긴장하게 하고.”
조영남은 윤여정의 드라마 영화를 자주 본다고도 했다. “일부러 챙겨보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다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민비’ 할 때가 제일 예뻤지”라고 했다.
조영남은 평생 딴 짓만 하고 살았다. 히트곡 하나로 43년간 가수라는 이름으로 살았고, ‘돈’과는 담 쌓고 살았다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다.
서울대 음대에 입학해서는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그리면서는 신학 공부를 했다. 환갑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딴 짓을 구상 중이다.
그는 “
“내가 두 번 결혼 해봤는데, 두 번 다 해야겠다가 아니라 ‘어어어어’ 하다가 결혼한 거야. 맞아죽을 얘길지 모르지만, 나를 지극히 사랑해주는 여자가 좋아.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강도가 다 다를 게 아니야. 내가 무슨 이야길 해도 소화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또 결혼하게 될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