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드라마 홍보가 진화하고 있다. 홍보 포스터나 티저 영상을 공개하던 과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드라마 속 캐릭터별 SNS를 관리하거나 작품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그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 평일 미니시리즈 하나를 위해 평균 4~5개월 투자하는 홍보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 드라마 시작 전 관심을 유도하라!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시청자의 관심을 높이고 첫 회 시청률까지 안전하게 유도하는 것은 홍보의 몫이 크다. 주조연 캐스팅 발표 이후 첫 방송 전까지 거의 두 달 정도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 홍보팀은 제작 초반 방송사, 제작사와 콘셉트 관련 홍보 기획 브리핑을 가진다. 이를 통해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홍보는 어떤 방법 등으로 이뤄질지 대강의 틀을 잡는다. 여기에서 제작진이 수락한 몇몇 아이템이 앞으로 드라마를 빛나게 해줄 홍보 가이드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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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CJ E&M |
드라마 관련 홍보 포스터, 배우들의 대본 리딩 현장 사진, 티저 영상 등을 공개하는 건 시청자에게 작품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좋은 작업이다. 브라운관 속에서만 만날 수 있던 배우들을 드라마 시작 전부터 대중에게 친근하게 만들어 첫 회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드라마 세트장이 완성되면 다음 날 고사를 치르는데 이 현장을 사진 혹은 영상으로 공개하며 또 한 번 드라마 이름을 알린다. 여기에 작품 등장인물별 SNS나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팬들의 유입을 이끌어낸다. 배우들이 드라마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올린다든가, 첫 방송 관련 이벤트를 공지해 젊은 층을 공략한다. 최근 새롭게 시도된 드라마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여기에서 파생된 홍보 수단이다.
이런 프리 프로덕션 작업의 종착역은 바로 제작발표회다. 대부분 드라마 첫 회 방송 일주일 전에 치러지는데 장소, 날짜, 시간을 정하기 위해 대부분 5~6곳을 사전 미팅하고 최종 한 곳을 선정, 언론에 공지한다. 이때 팬들이 준비한 선물조차도 홍보팀의 손을 거친다. 배우들 팬클럽과 미리 연계해 제작발표회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어떤 선물로 배우들을 어필할 건지 정리하는 게 홍보팀의 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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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
◇ ‘방송 스타트’ 시청률에 따라 천당과 지옥 오가네
드라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홍보 작업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시청률에 따라 오히려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니시리즈의 경우, 작품이 방송되는 2~3달 동안 가장 기본적으로 진행되는 게 프리뷰와 리뷰 작성 업무다. 프리뷰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면서도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접점을 찾아내 언론에 배포한다. 예를 들면 첫 키스신을 예고한다던가, 인기 스타의 카메오 출연을 알려 시청자를 방송 시간에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들인다.
한 홍보 관계자는 “프리뷰 작성이 굉장히 쉬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까다로운 작업이다. ‘오늘 밤 이런 게 방송돼?’라는 궁금증을 자극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이 미리 유포되면 안 돼서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중요한 극적 갈등에 관련된 내용이나 예민한 내용을 다뤄야 한다면 미리 작가에게 보여주고 허락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리뷰 작업은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돼 그 다음 날 언론에 배포된다. 이를 위해 드라마를 본 타깃층 SNS나 드라마 관련 사이트들을 모조리 훑으며 리뷰 작성을 위한 기본 정보를 쌓는다. 내용과 관련한 리뷰를 작성하기 위한 팬들의 평가를 검색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제작진이나 배우 소속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안은 미리 체크해 전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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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월화드라마 "펀치" 촬영 현장 공개, 사진=MBN스타 DB |
현장에서 작품에 미처 담지 못한 배우들의 자유로운 일상 사진을 공개하는 것도 홍보의 일종이다. 배우들의 자는 모습을 찍는다던가, 남녀주인공이 함께 깜찍한 포즈를 취하는 사진들을 공개하면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짐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존재를 한번이라도 더 각인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휴대전화로 ‘직캠’처럼 찍어 SNS에서 화제가 되게 만들고 역으로 기사화 시키는 것도 홍보팀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해도 만약 시청률이 기대 이하로 나온다면 그때부터는 비상이 걸린다. 긴급 수혈을 위해 기자간담회를 연다거나 촬영장을 언론에 공개해 기사 노출도를 높인다. 또한 상대 방송사에서 경쟁작이 제작발표회를 여는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한다. 상대 작품에 대한 관심을 꺼뜨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자신이 맡은 드라마 존재감으로 높이는 일타이피의 방법이라고 업계관계자가 귀띔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