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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은 건 꽤 많은 이의 생각이 겹칠 거다. 복권 당첨되기, 자신을 괴롭히는 애들 혼내주기, 성적 잘 받기, 멋진 이성 마음 사로잡기 등등. 영화 ‘백 투 더 비기닝’(감독 딘 이스라엘리트)의 3총사도 마찬가지다.
과학에 재능은 있어 보이는데 다소 찌질한 3총사 데이비드(조니 웨스턴), 퀸(샘 러너), 아담(엘렌 에반젤리스타). 데이비드는 손의 센서를 감지해 비행기를 작동시키는 실험을 영상으로 담아 MIT공대 입학을 허가받으려 하지만,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지 못해 좌절한다. 그러다 다락방에서 과거 아버지의 비디오카메라를 발견하고, 그 영상에서 7살 생일 파티 현장으로 현재의 자신이 시간 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시간 여행 장치를 만들었다는 걸 알고 몇 차례의 실험 끝에 그 기계를 조립, 시간 여행에 성공하는 데이비드와 친구들. 데이비드의 여동생 크리스티나(버지니아 가드너)와 데이비드가 흠모했던 제시(소피아 블랙디엘리아)도 함께다. 시간 여행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은 그간 해보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한다.
낙제했던 과목 수업시간으로 돌아가 선생님이 물어보는 말에 척척 대답하는 퀸. 물론 몇몇 예상치 못한 질문이 튀어나와 당혹스럽지만, 다시 또 돌아가면 그만이다. 퀸은 수십 차례 끝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고, 복권에도 당첨돼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다. 대규모 음악축제에도 가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낸다.
혹시라도 일이 잘못될까 ‘혼자 시간 여행 금지’, ‘과거의 자신과 마주치지 말기’ 등 규칙을 만들어 지키려 하지만, 데이비드는 제시와의 관계를 지키려 혼자 시간 여행을 떠나고 문제가 시작된다. 과거의 실수를 돌이키려 데이비드가 규칙을 어기고 나서,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된다. 즐거운 환상 속 일상에서 살다가 모든 걸 돌려놓으려 고군분투하는 데이비드의 상황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영화 초중반 흐르는 감성은 경쾌하고 발랄한 일반 10대들의 분위기다. 과거에 자신이 바꾼 일이 현실 세계에 반영된다는 것을 알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상황 속에서 한 뼘 성장하는 후반부 이야기도 10대 감성이다.
주인공들이 모든 과정을 찍어 영상에 담아낸 설정인 파운드 푸티지 형식이 새로울 순 있다. 하지만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 자리를 잘못 앉은 관객은 눈이 심하게 피로하다는 흠이 있다. 흔들리는 영상을 참아낸다면, 주인공들의 상황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는
관객은 너무 많은 타임머신 이야기를 봤다. ‘백 투 더 비기닝’을 통해 새롭고 창의적이라는 말이 나올 수는 없다는 얘기다. 결말도 나름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한 영화라 기대감을 높인 이들은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밤 개봉.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