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경기)=MBN스타 손진아 기자] 결코 KBS 대하사극 부활을 알렸던 ‘정도전’의 그림자가 아니다. 바통을 이어 받아 ‘정도전’의 맥을 잇고 있는 ‘징비록’은 은은하지만 강한 힘을 갖고 있는 드라마다.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KBS 수원드라마센터에서는 KBS1 광복 7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징비록’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징비록’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리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환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세에 전하고자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하는 대하드라마다.
↑ 사진=KBS |
‘징비록’ 중심축에는 배우 김상중과 김태우가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서애 류성룡과 조선 14대 왕 선조 역을 맡아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게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조는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왕’으로 인식돼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선조로 살고 있는 김태우는 역사를 바꾸기 보다는 그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여해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그는 “제가 하고 있는 건 선조이기 때문에 역사를 바꿀 순 없겠지만 제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그거에 대한 이유와 당위성이 나오진 않았던 것 같다. 나쁜 왕이더라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는 당위성을 구현해내고 싶다. 좋은 식으로의, 나쁜 식으로의 당위성이던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믿고 보는 배우’의 타이틀을 입증하듯 ‘징비록’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김상중의 활약도 돋보였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우는 이를 입증하듯 김상중을 언급하며 “연기자 김상중이 연기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류성룡 같다’라는 느낌이 든다. 진짜 뿌리가 깊이 박혀 있는 나무가 서 있는 느낌을 받아서 이걸 형님과 같이 안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말씀을 드린 적도 있다. 류성룡 연기를 하는데 요즘엔 갈수록 형님 자체에 류성룡이라는 인물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징비록’은 기획 단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작품 중 하나로, ‘정도전’의 뒤를 이을 야심작으로 꼽혀왔다. 평균 9%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징비록’은 천천히 더 높은 정상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그럼에도 아직 ‘정도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부 시청자들은 ‘징비록’을 향해 ‘정도전’의 그림자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상중은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하지 않냐. KBS 대하사극이 ‘정도전’으로 다시 부활했는데 신호탄이 너무 강하다보니 다음 작품에 그 이상의 기대감을 갖는 것 같다. ‘정도전’은 ‘정도전’이고 ‘징비록’은 다른 시대의 인물을 그리고 있다. 우리 드라마의 장점은 은은하게 진중하게 가면서 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40부 동안 격동을 칠거다. ‘정도전’도 쭉 이어가면서 터뜨렸다. ‘징비록’도 결국에는 ‘정도전’ 같은 평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소신 있게 답했다.
김상휘 PD 역시 ‘징비록’만의 강점으로 교육적 재미와 오락적 재미가 곁들여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임진왜란을 보면서 ‘이런 리더는 안되겠구나, 이런 리더여야 하구나’ 등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아는 게 좋은 드라마라라고 생각한다. 그게 잘 전달되게 제 역할 같다. 대하드라마는 교육적 재미와 오락적 재미가 같이 있어야 한다. 그걸 충족 시킬 수 있는 드라마가 바로 ‘징비록’”이라며 “가능하면 선조들을 비슷한 조건이면 나쁘지 않게 그리려고 하고 충실하게 그리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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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징비록’은 매주 토, 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