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작품을 알리기 위해 이뤄지는 기자간담회나 제작발표회 같은 방송 행사가 다양한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또 하나의 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작발표회 생중계’라는 코너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지만, 시청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이런 행사를 생중계로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 지금은 흔해진 방송 행사 생중계가 2006년 MBC 드라마 ‘늑대’에서 최초로 진행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방송행사는 생중계는 작품의 비하인드, 작품에 대한 출연진의 솔직한 생각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런 방송행사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제작발표회다. 제작발표회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시청자에 인사하고 드라마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자리다. 출연진이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순간은 또 있다. 작품이 어느 정도 방영되고 난 후 열리는 기자간담회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공동 인터뷰’라고 보면 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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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DB/CJ E&M 제공 |
이런 방송 행사는 기자회견과는 또 다르다. 기자회견은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해명하려고 기자들을 불러 모아서 개최하는 담화다. 기자회견이 ‘해명’에 가깝다면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는 ‘소개’에 가깝다. 두 행사는 분위기마저도 매우 다르다. 하지만 때로는 방송 행사도 ‘기자회견’으로 탈바꿈하는 일도 있다.
지난 1월30일 열린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제작발표회에는 주연으로 합류한 신인배우 이수경이 자리했다. 이수경은 당시 상황에 맞지 않는 답과 ‘지나치게’ 솔직한 입담으로 주변을 당황시켰다. 그에게는 선배인 애프터스쿨 유이와 기싸움을 벌이는 듯한 설전도 포착됐다. 이수경은 곧바로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이 생중계 영상은 일파만파 커졌다. 다음 날 소속사에서 공식 사과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일에 대한 본인의 사과가 이뤄진 건 지난 3일 열렸던 ‘호구의 사랑’ 기자간담회였다. 이날 이수경은 차분한 옷차림과 모습으로 등장해 “제작발표회에서는 죄송했다. 경험이 부족했다”는 내용으로 사과를 전했다. 물론 ‘눈물’도 함께였다. 약 40분 정도 진행된 행사에서 이수경의 당시 행동에 대한 본인의 사과, PD, 다른 배우들의 해명 등이 절반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기자회견’인 셈이다.
열애설이나 결혼 확정 등 방송 행사 즈음에 개인사로 이슈가 된 배우들도 이런 ‘기자회견’을 방불케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스타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공식적인 행사가 그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배우 박한별과 열애를 인정한 정은우는 열애 사실이 알려진 얼마 후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정은우는 “박한별이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고, 캐릭터에 대해 조언해주기도 했다”며 연인 박한별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박한별을 언급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정은우의 모습이 생중계되자 “비로소 박한별과 정은우의 열애가 실감난다”는 시청자의 반응과 응원이 쏟아졌다. 정은우는 이날의 행사로 드라마도 홍보하고, 사랑도 응원 받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받았다.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의 제작발표회는 유쾌한 ‘콘서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날 배우들은 주연인 민효린에게 갑작스럽게 댄스를 요청했고, 민효린은 당황하면서도 짧은 댄스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 드라마로 연기에 첫 도전한 가수 유성은과 울랄라세션 박광선은 “노래 한 곡 뽑아 달라”는 다른 배우들의 말에, 대기실에 있던 기타를 들고 와 즉석 하모니를 펼쳤다.
이날의 제작발표회는 마치 하나의 콘서트장이나 팬미팅 같았다. 유성은은 “예정된 순서가 아니라 실수도 많았지만 예쁘게 봐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형식적이지 않고 거리낌 없는 이들의 모습에서 출연진의 화기애애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극중 가수 그룹으로 나오는 ‘칠전팔기’가 실제로 팬미팅을 펼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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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한 방송 홍보팀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나 제작발표회에 대해 “요즘은 행사의 생중계 시청률도 높고 배우들의 발언이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의 생각처럼 흐르지 않는다고 행사를 중단할 수도, 우리가 나설 수도 없는, 그야말로 ‘생방송’이다. 손에 땀을 쥔다. 하지만 준비한 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되고 드라마가 잘 홍보되면 그만큼 뿌듯하다”고 방송 행사를 준비하는 마음을 전했다.
사실 스타들은 가깝고도 먼 존재들이다. 특히 예능을 많이 하지 않는 배우들은 더욱 그렇다. 이런 스타들의 솔직한 생각이나 입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방송 행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전에는 기사로만 확인할 수 있었던 행사들이 요즘에는 인터넷 생중계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시청자와 스타들을 가깝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시청자와 가까워지는 방송 행사 분위기 탓에, 아예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제작발표회를 대신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tvN ‘삼시세끼’ 시리즈와 ‘꽃보다 할배’ 시리즈는 ‘누리꾼 질문’과 ‘삼행시 짓기’ 등 하나의 토크 프로그램으로 기획해 제작발표회를 치렀다. 이처럼 다양하게 변모하는 방송 행사들은 시청자에 쏠쏠한 재미를 주는 ‘종합 쇼’로 거듭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