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월11일 개봉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는 현재까지 572만7357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관객층의 제한에도, 쟁쟁한 신작의 줄지은 개봉에도 당황하지 않고 꾸준히 흥행 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특히 날마다 관객을 불러 모은 결과, ‘신세계’(468만2492명)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472만50명)의 기록을 넘어서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개봉한 전체 청소년관람불가 작품 중 흥행 5위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것도 모자라,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흥행작 10위권 내에 유일한 외화로 이름을 올렸다.
‘킹스맨’은 루저로 낙인 찍혔던 청년(태런 애거튼 분)이 전설적인 베테랑 요원(콜린 퍼스 분)에게 스카우트된 후 상상초월 훈련에 참여하게 되면서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 분)에게 맞서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클래식한 스파이가 관객에게 유쾌, 상쾌,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과 분명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지만 피가 난무하거나 선정적이거나 등의 자극적인 장면이 없다는 점, 만화적인 장치를 품은 액션 스릴러의 신선함, 영화 곳곳에 자리 잡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의 흔적 등이 강점으로 작용해, 급기야 재관람을 희망하는 관객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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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킹스맨’ 홍보를 맡은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MBN스타에 “‘킹스맨’의 흥행 성적은 8년 만에 ‘300’(292만9561명)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며 “이동진 평론가에 따르면 보통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국내와 외국 모두 흥행에 있어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킹스맨’은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해 무서운 입소문을 타고 전대미문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동진 평론가는 ‘처음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새로운 것에 대해 열려있는 문화를 갖고 있는 국내 관객들의 성향이 영화 흥행을 가능케 한 것 같다. 이는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처음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의 분위기를 연상 시킨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전 세계 영화 관람 편수가 세계 최고의 위치를 자랑할 만큼 대한민국 관객들의 영화를 보는 안목이 굉장히 높다. 많이 볼수록, 더 재미있는 작품을 찾고 스스로 입소문을 내주는 매너 의식도 갖춰져 있다. 이런 부분이 재관람 양산 및 폭발적인 입소문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며 “신구 배우들의 조화로운 캐스팅을 이끈 매튜 본 감독의 감각과 감독의 한국에 대한 사랑, ‘올드보이’ 장도리장면을 차용한 부분에서 오는 한국 관객의 호감도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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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틸 |
이어 “물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영화는 등급 때문에 관객의 절대치 자체가 제한을 받은 경우는 있겠지만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기본적으로 영화가 갖춰야 되는 요소, 관객의 기대치 등이 충족된다면 19금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충분히 관객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규성 평론가는 “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도 작품성이 돋보이고 그 시대의 이슈성이 있다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 ‘색, 계’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며 “과거에 비해 이젠 영화 속 수위가 홍보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오직 수위에 현혹되어 영화를 보진 않는다. 영화 자체에 이슈성이 있고 작품성이 있어 입소문을 탄다면, 굳이 전략적으로 19금을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