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수목드라마 대전이 치열하다. 노련미 넘치는 연기거장 언니들의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녀’)과 학교폭력의 뛰어든 엄마 MBC ‘앵그리맘’ 그리고 초감각 소녀의 로맨틱코미디 SBS ‘냄새를 보는 소녀’(이하 ‘냄보소’)가 만났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착않녀’는 13.7%(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록은 1일 방송이 기록한 11.9%보다 1.8%포인트 상승한 ‘착않녀’이 자체 최고시청률이자, 동시간대 1위 성적이다.
2위 자리에는 ‘앵그리맘’이 안착했다. 앞서 8.4%를 기록했던 ‘앵그리맘’은 0.3%포인트 소폭 하락한 8.1%에 그치면서 시청률 반등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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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착하지 않은 여자들 캡처 |
반면 1일 새롭게 수목드라마 판도에 등장한 ‘냄보소’는 통통 튀는 로맨틱코미디의 매력을 보여주며 흥행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사고 이후 냄새를 보는 능력을 가진 초림(신세경 분)과 동생을 잃은 후 식음을 전패하다가 통각을 잃어버린 무각(박유천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냄보소’는 첫 회 시청률 5.6%에 그치면서 수목드라마 꼴찌 자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2회 방송에서 6.1%를 기록 0.5%포인트 소폭 상승하면서 수목드라마 판도에 변수로 작용될 것을 예고했다.
시청률 추이로만 살펴봤을 때 수목드라마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한 ‘ ‘착않녀’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며 경쟁작들과 격차를 벌이고 있다. ‘착않녀’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다. ‘국민엄마’ 김혜자를 비롯해, 이순재, 장미희, 채시라, 도지원 등 국내 내로라할만한 연기파 배우들이 모두 포진된 만큼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의 깊이와 합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드러난 화는 바로 3일 방송이었다. 철희(이순재 분)를 놓고 조강지처 순옥(김혜자 분)와 철희가 짝사랑 여자 모란(장미희 분)이 한집에 살면서 미운정이 들어가는 모습은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한다. 순옥과 모란을 연기하는 김혜자와 장미희는 대사 하나 하나를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단순한 생활연기를 넘어선 호흡을 자랑한다.
여기에 이순재까지 합류하면서 이들의 연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리면서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방황하던 철희(이순재 분)는 그를 먼저 알아본 자녀들에 의해 드디어 돌아오게 된다. 철희는 집에 있던 순옥가 마주치지만 자신의 아내를 기억하지 못한 채 “이 집 자제분들이 냉면을 끓여준다고 저를 데리고 오셨다”고 말한다. 그런 철희를 보던 순옥은 과거와 현재를 혼란스러워하며 허탈한 웃음을 짓다 김철희를 향해 소금을 뿌리며 “잡귀야 물러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화낼 수도 없는 순옥의 복합적인 감정은 김혜자의 눈물연기를 통해 폭발하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자랑하고 있다.
2위에 머무른 ‘앵그리맘’은 성적이 다소 아쉽다. 2회에서 9.9%를 기록하며 ‘착않녀’를 긴강케 한 ‘앵그리맘’이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학교폭력의 단면을 그린 것은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보기 민망한 장면이 등장해 민망할 때가 가끔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앵그리맘’은 학교폭력으로 신음하는 딸을 지키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잠입한 뒤, 가해자들을 향해 시원하게 복수하는 엄마 강자(김희선 분)의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르를 주고 있다. 촌지 문제나,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불량 학생을 이용해 문제들을 처리하려는 문제 등은 불편하지만 현 학교의 문제점들을 잘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서 두 드라마가 무게가 있다면 ‘냄보소’는 가볍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바코드 살인사건이라는 큰 사건을 중심으로 초능력을 지닌 소녀 초림와 무각의 케미는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랑스럽다. 진지한 표정으로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를 소화하는 박유천과 드디어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게 된 신세경의 연기가 현재 ‘냄보소’의 관전 포인트다. 호평이 만발한 가운데 3회 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벌써부터 눈길이 쏠리고 있다.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전쟁 결과 1라운드 우승은 노련한 여자들 ‘착않녀’가 가져갔다. ‘앵그리맘’과 ‘냄보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마지막까지 웃는 작품이 누구일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