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임성한 작가의 은퇴작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막을 내렸다. 처음과 끝이 많이 달랐던 ‘압구정 백야’는 숱한 논란과 의혹을 남겼지만 마지막만큼은 활짝 웃는 해피엔딩을 남긴 채 조용히 마무리 했다.
‘압구정 백야’을 관통하는 주제는 순리와 권선징악이었다. 14일 오후 방송된 ‘압구정 백야’의 마지막은 고난과 역경을 겪고 ‘하늘이 내려준 짝’ 화엄(강은탁 분)과 가정을 꾸린 백야(박하나 분)는 활짝 웃었으며, 그동안 그를 괴롭혔던 이들은 하나같이 벌을 받았다.
제일 먼저 벌을 받은 이는 바로 못된 동서 선지(백옥담 분)였다. 어른들 앞에서는 상냥한 척, 뒤에서는 백야를 무시했던 선지는 이중적인 모습을 어른들에게 들킨 뒤 호된 야단을 받았으며, 백야를 버렸던 친모 은하(이보희 분)는 가졌던 모든 것을 잃고 간병인으로서 남을 돕는 새 삶을 살게 됐다. 불륜 관계였던 달란(김영란 분)과 장훈(한진희 분)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마지막은 백야와 관련된 모든 가족들이 놀이동산을 가는 장면으로 마무리 됐다. 딸을 출산한 백야는 화엄과 함께 퍼레이드를 보며 즐겼으며, 선지와 무엄(송원근 분) 역시 네쌍둥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딸을 낳고 서로 화해한 모녀 백야와 은하는 놀이동산 나들이에 행복해 했다.
처음과 끝이 다른 임 작가의 작품 특성은 ‘압구정 백야’에서도 잘 드러났다. 초반 밝고 명쾌했던 백야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더니 끝에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납하는 캐릭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선지 역의 백옥담은 계속해서 언급되던 특혜논란과 함께 얄미운 행동만 골라하는 ‘밉상 캐릭터’로 굳혀지면서 욕을 먹기도 했다. 여기에 왜 제목에 ‘압구정’이라는 이름이 붙어야 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애초에 다루겠다는 예능국의 내용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욕 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말처럼 논란 만큼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임 작가의 장기도 발휘되지 못했다. ‘압구정 백야’는 전작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반해 15%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압구정 백야’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바로 임 작가의 조카로 알려진 백옥담의 특혜의혹이었다. 분명히 주인공은 백야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스토리의 중심에는 선지가 있었던 것이다. 선지와 무엄의 결혼식을 1회에 걸쳐서 내보냈던 점, 선지의 구연동화에 쓸데 없이 시간을 배분한 점 등 드라마의 스토리와 상관없는 선지의 분량에 일각에서는 “제목을 ‘압구정 백야’가 아닌 ‘압구정 백옥담’으로 바꿔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신인으로 중무장을 한 ‘압구정 백야’인 만큼 모든 출연 배우들이 차기작에 대해 고민을 하겠지만, 백옥담은 더욱 근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출연작 대부분이 고모인 임 작가의 작품인 것이다. ‘임성한 작가 대표 1호 배우’로 불렸던 백옥담은 임 작가가 은퇴를 하면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그늘을 잃게 됐다. 백옥담이 임 작가의 품이 아닌 세상에 나왔을 때 성공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은 이가 드물다. 특혜논란을 겪었던 만큼 백옥담에 대한 이미지가 곱지 않을뿐더러, 여전히 그의 연기력을 놓고 의문점을 표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임 작가의 은퇴작인 ‘압구정 백야’는 작품의 내용처럼 처음 화려했던 시작과는 달리 마지막은 얌전하게 끝이 났다. 여러 가지 논란과 과제들만 남긴 채 ‘압구정 백야’와 임 작가는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편 ‘압구정 백야’의 후속으로 ‘딱 너 같은 딸’이 방송된다. 오는 18일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