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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시청률은 비례한다'는 예능의 법칙. 새삼스럽지만 이 법칙이 통하는 모양이 흥미롭다.
MBC '일밤'이 대표적인 예다. '일밤'은 '아빠 어디가' 종영 이후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일요 예능 3파전에서 탄력을 제대로 받은 분위기다.
지난 몇년 사이 '일밤'의 약진은 근 2년 주기로 이뤄졌다. 2011년 '나는 가수다'(나가수)로 꺼져가던 '일밤'에 불이 붙었고, 시즌을 거듭하며 '나가수' 신드롬이 잦아들 무렵, 육아 버라이어티 예능의 효시 격인 2013년 초, '아빠 어디가'가 '일밤'을 살렸다.
'아빠 어디가'가 앞에서 끌었다면 밀리터리 예능 '진짜 사나이'는 뒤에서 밀었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두 코너 모두 전성기일 때 '일밤'은 두려울 게 없어 보일 정도로 10%대 중반의 탄탄한 시청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기에 영원이란 없는 법. KBS 2TV '해피선데이'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코너로 재미를 보기 시작하며 '일밤'은 '약발' 떨어진 듯, 부진의 늪에 다시 빠져들었다. 아이들과 군 입대한 스타들에 열광하던 시청자들도 차츰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아빠 어디가' 이후 편성된 '애니멀즈'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고, '진짜 사나이'가 멤버 교체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일밤' 측은 강수를 뒀다. '애니멀즈'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진짜 사나이 시즌2'는 차원이 다른 훈련으로 중무장했다.
'애니멀즈' 후속으로 편성된 '복면가왕'은 회를 거듭할수록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눈과 귀가 즐거운 음악쇼라는 평가 속에 경쟁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위협하고 있다. 복면에 가려진, 정체 불명의 가수를 맞추는 재미에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이 전하는 감동까지, 말 그대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프로그램이라는 평이다.
'진짜 사나이2' 역시 '적당히'와는 거리가 먼, 제대로 된 훈련으로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2'는 실제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 정도로 각오를 단단히 한 멤버들에게 매 회 기대 이상 강도의 훈련을 제공,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재미를 주고 있다. 특급 훈련을 견디는 과정에서 나오는 감동은 덤이다.
이는 시청률로 입증되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일밤-복면가왕'은 전국기준 1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일밤'은 코너 '진짜 사나이2' 합산, 10.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 주 10.1%에 비해 0.6%P 상승한 수치다. KBS 2TV '해피선데이'는 12.7%, SBS '일요일이 좋다'는 7.6%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 '일밤'이 보여준 성적은 동시간대 2위지만 분위기만 놓고 보면 단연 최상이다.
결국 답은 재미다.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지자 떠났던 시청자도 돌아온다. 벌써부터 다음 주 '복면가왕'과 '진짜 사나이2'가 기다려진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으니, 이 정도면 다시 전성기를 맞은 '일밤'이라 평할 만 하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