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세연 기자] 가수(歌秀).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가수도 드라마, 뷰티프로그램, SNS속 셀카로 화제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고 대중 역시 대단한 가창력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는 끊임없이 가창력 논란으로 회자됐던 구하라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가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구하라는 2008년 ‘카라 1st 미니 앨범’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새하얀 피부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가냘픈 몸매 등으로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이후 카라는 2009년에 ‘허니’로 음악방송 첫 1위를 차지하며 차근차근 톱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카라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들의 가창력이 조명됐고 2009년 구하라는 Mnet ‘디렉터스 컷’에 출연해 키스의 ‘여자이니까’를 부르며 가창력 논란에 휩싸였다. 윤종신의 기타연주와 브라운아이드걸스 제아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구하라가 담긴 이 영상은 일명 ‘윤종신 자기최면’ ‘감미로운 척 사기 치는 윤종신’ 등이라는 제목으로 아직까지도 누리꾼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 사진제공=DSP미디어 |
구하라의 소속사 DSP미디어 역시 “구하라의 이번 솔로 앨범은 본인이 직접 앨범의 콘셉트부터 안무, 뮤직비디오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 스태프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설명하며 기대감을 갖게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구하라의 ‘초코칩쿠키’는 현재 주요 음원차트 실시간 순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카라의 명성에 비해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5일 MBC뮤직 ‘쇼 챔피언’을 통해 공개한 첫 무대 또한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구하라는 곡이 끝나는 내내 불안정한 음처리와 가사 전달력을 보였다. 혹여나 조금이라도 음이 도약할 시에는 실수라도 날까 불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 사진=MBN스타 DB |
곡의 장르인 알앤비 댄스에 맞지 않는 목소리와 불안한 음 처리, 리듬이 느껴지지 않는 가사 연결 등 ‘초코칩쿠키’의 달콤함을 표현하기엔 구하라의 역량은 아직 부족해 보였다.
여기엔 가사도 한몫했다. 기리보이의 ‘깨물어 먹어도 돼 우유에 찍어도 먹고’는 과자 광고송을 연상케 했고 ‘맛있다고 말을 해줘 초코칩 쿠키 서로 입에 하나씩 물고 재미있는 놀이 촉촉할 때 먹어요 말라버리기 전에 오늘도 그댄 역시 맘에 쏙 들어’라는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가사는 구하라의 불안한 가창력과 만나 어색함을 더했다.
2011년 드라마 ‘씨티헌터’ 이후 연기 활동을 멈추고 꾸준히 가수활동에 전념하는 구하라의 도전은 칭찬할 만 하지만 가수는 눈이 아닌 귀에 남는 음악을 남겨야 한다.
안세연 기자 yeonnie88@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