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 1위를 차지했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복면가왕’은 꾸준한 상승세로 마침내 지난 19일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넘어 일요일 코너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54주의 아성을 자랑하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꺾은 ‘복면가왕’은 그야말로 ‘대세’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화제성과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복면가왕’이 지금의 ‘대세’를 잇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일단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스포일러다. 복면 속 가수를 알아맞히는 것이 중심 포맷인 ‘복면가왕’에게 스포일러는 독이다. 이 때문에 ‘복면가왕’ 측은 관객이나 출연진 관계자 등에 결과를 발설할 시 한 회 출연료를 물어내야 한다는 서약을 받는 등 강경책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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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벅스뮤직 홈페이지 캡처 |
그럼에도 ‘복면가왕’은 몇 차례 스포일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누리꾼 수사대(?)의 활약은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복면가수들의 정체를 알아냈다. 에프엑스 설리는 심지어 네일아트 때문에 정체가 들통났다. 하지만 이는 애교에 불과하다.
지난 6월에는 음원사이트 벅스뮤직이 해당 방송 전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 등 복면가수들의 정체를 음원 게시물로 게재한 것. 게시물은 금세 삭제됐지만 이미 캡쳐본들이 SNS를 통해 퍼져 나갔고, 에이핑크 정은지가 복면가수임이 드러났다. 벅스뮤직은 이에 대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이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의 홈페이지에 저작권자 검색 면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부른 ‘사랑할수록’의 실연자 성명이 기재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실연자 성명은 금세 수정됐지만, 아직 시시비비는 가려지지 않은 상태. 당시 MBC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무 것도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음저협은 “이게 마치 저희 측의 실수로 비춰져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MBC 측의 요청 서류에 작성된 그대로 등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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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음저협 사이트 캡처 |
스포일러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냐는 것을 가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복면가왕’은 특히 음저협 사건에서는 어떤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복면가수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 것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만약 MBC의 실수 때문이었다면 당시는 스포일러 때문에 언급을 피해야 했다지만 지금은 시청자들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복면’의 의미가 조금씩 퇴색되고 있는 것도 제작진이 예의주시해야 한다. ‘복면가왕’의 복면은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하지만 스포일러 등으로 복면가수들의 정체들이 드러나고, 이미 정체가 암암리에 확정(?)된 복면가수들이 연승을 하면서 KBS2 ‘불후의 명곡’이나 MBC ‘나는 가수다’와 별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는 의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김연우와 같은 실력자들이 매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복면가왕’의 분명한 미덕이다. 하지만 ‘복면’의 의미에 의문을 표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은 그저 흘려버릴 만한 일은 아니다.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을 때 더욱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 ‘긴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복면가왕’은 1회 당시 6%로 시작해 지금의 16%를 달성하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 노력에 많은 시청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 성원에 힘입어 1위까지 차지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명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간 ‘복면가왕’이 보여줬던 뚝심과 저력을 지금이야말로 ‘최대치’로 발휘할 때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