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이 주말 ‘막장극’ 파워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원·이진욱이란 황금 콤비와 로맨틱 코미디의 결합으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지만 방송 12회 만에 4.7%(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을 찍으면서 막장극 위엄에 무릎을 꿇었다.
2일 오후 방송된 ‘너사시’는 하지원과 이진욱, 윤균상의 삼각관계가 한층 무르익어갔지만, 시청률은 응답하지 않았다. 직전 방송분(5.9%)보다 무려 1.2%포인트나 하락하면서 방송 이후 최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수모를 맛봤다.
‘너사시’의 위기 요인은 내부에 있다기보다는 막장극 혹은 홈드라마가 우세인 주말 시간대의 특성에 있었다. 대부분 채널권을 쥐고 있는 주부 시청자나 중장년층들이 주말 오후를 마무리하며 ‘본방사수’하는 덕분에 이들의 기호에 들어맞는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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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이런 점은 가족극을 바탕으로 한 KBS2 주말드라마가 그 어떤 작품이 나오든 상관없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난공불락인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MBC ‘금나와라 뚝딱’ ‘왔다 장보리’ ‘여자를 울려’ 등 자극적 소재로 인기몰이에 연속 성공하고 있는 것도 특정 타깃층을 노렸기 때문이다.
반면 ‘너사시’는 주말 시청 층 기호와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출생의 비밀, 집안 내 권력 싸움 없는 청춘남녀의 깨끗한 로맨틱 코미디가 주말 시간대를 점령하기란 애초부터 ‘바위에 계란치기’였다. 본방사수보다 다운로드 혹은 온라인 온에어로 시청하는 2030 시청 층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내에서 ‘너사시’ 시청률이 단연 높은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너사시’는 비록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막장 요소를 무리하게 첨가하지 않고 애초 기획 의도대로 올곧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성적표도 간과할 순 없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작품성을 완성해나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은가.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긴 이 작품이 웰메이드 드라마로서 깔끔하게 작별을 고할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