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이 따뜻하면서도 참신한 광복절 특집을 선보여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광복70주년 특집으로 ‘배달의 무도’ 1편을 방송했다. 이날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가 1차 원정대가 돼 사연자들의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대륙 정하기 게임과 각종 찬스가 걸린 ‘장학 퀴즈’를 거쳐 유재석은 북아메리카, 박명수는 아프리카, 정준하는 남아메리카를 가기로 했다. 하지만 스케줄 문제로 박명수와 정준하의 목적지가 막판에 변경, 박명수는 남아메리카 칠레와 남극 기지를, 정준하는 아프리카 가봉을 방문하기로 했다.
![]() |
↑ 사진=무한도전 방송 캡처 |
세 명은 사연자들의 집을 방문했다. 정준하는 가봉의 아들에게 만둣국을 전해주고 싶다는 89세 노모의 눈물에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고, 박명수는 남극 기지의 가족들을 전부 돌며 선물과 반찬들을 모았다. 이들은 타지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정성스레 포장한 사연자들의 선물들을 꼭 잘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40시간에 달하는 비행시간을 마다하지 않았다.
정준하는 가봉의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재직 중인 박상철 씨에게 어머니의 만둣국을 전달하기 위해 어머니와 비슷한 가발, 옷까지 착용했고 박상철 씨의 아들과 힘을 합쳐 박상철 씨를 놀라게 만들기에 성공했다. 박상철 씨는 만둣국과 각종 반찬들이 어머니가 직접 만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고, 꼭 전해달라는 음식 중 하나였던 콩비지를 보는 순간 울컥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타국에서 전달받은 어머니의 정은 박상철 씨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이들마저도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광복7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이었던 ‘배달의 무도’는 처음에는 그저 ‘무한도전’ 멤버들의 고생담 정도로 끝날 것 같았지만, 펼쳐놓고 보니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타국의 가족을 생각하는 사연자들과 그 가족의 정을 전달 받는 사람들이 오롯이 주인공이 된 광복절 특집은 여러 모로 참신하면서도 의미가 깊었다.
유재석의 사연은 해외 입양을 다루며 우리나라의 입양 현실과 외국에서 살면서도 ‘한국인의 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전했다. 유재석은 미국에 홀로 입양돼 장성한 여동생에 미역국을 전달하고 싶다는 언니의 사연을 들고 홀트아동복지관에 방문했다가 그 곳에서 실제로 해외 입양을 앞두고 있는 지호 군을 만났다.
지호 군의 새 가족들은 유재석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침내 지호 군을 만나게 됐다고 사연을 전했고, 이를 들은 유재석은 “우리 아들 이름도 지호”라며 아이에게 마음을 썼다. 위탁 어머니는 잔뜩 정 들은 지호의 입양을 기뻐하면서도 눈물을 흘려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 |
↑ 사진=무한도전 방송 캡처 |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을 빛내는 동포들의 활약상도 다뤘다. 혈혈단신으로 가봉으로 건너간 아들이 누구보다 훌륭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89세 노모는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명수가 방문할 남극 기지 사람들과 칠레 푼타 아레나스의 부자(父子)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시청자들 또한 ‘배달의 무도’를 통해 해외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동포들을 보며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저 밥 한 끼 전달하는 내용의 ‘배달의 무도’가 특별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이 전하는 밥 한 끼에는 가족들의 정과 민족의 자긍심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먼 곳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동포들을 보며 용기를 얻고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가족애를 새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뜻밖의’ 감동을 선사한 것.
광복절 특집은 엄숙하고 경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여정을 통해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고민할 기회를 던져주며 감동과 재미를 함께 건넸다. 예상치 못하게, 그리고 위트 넘치게 ‘무한도전’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광복절 특집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