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50회의 대장정을 마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의 세 악녀가 마지막 회까지도 ‘욕망의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30일 방송된 ‘여왕의 꽃’ 마지막 회에서는 레나정(김성령 분)이 강이솔(이성경 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결국에는 레나정과 강이솔 모녀 모두 행복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레나정은 강이솔을 사랑하는 박재준(윤박 분)의 엄마인 마희라(김미숙 분)와 끊임없이 충돌을 했다. 마희라는 강이솔의 친모라는 점을 들어 박민준(이종혁 분)과의 사이도 벌어지게 만든 것도 모자라 박재준과 강이솔을 끝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레나정은 박재준의 출생 비밀을 빌미로 마희라를 설득했지만 강경한 그를 보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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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여왕의꽃 방송 캡처 |
하지만 박재준의 출생 비밀을 알린 것은 다름 아닌 마희라의 후배인 최혜진(장영남 분)이었다. 그는 병원 투자를 철회한 마희라를 보고 분노하며 박재준이 강이솔과의 결혼을 허락 받는 자리에서 박태수(장용 분)에 “박재준은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아이”라고 폭로했고, 박태수와 박재준 모두 충격에 빠졌다.
결국 마희라는 박재준을 4년이나 만나지 못했고, 박재준은 강이솔과의 결혼도 미룬 채 네팔 봉사활동을 떠났다. 하지만 박태수가 사망하면서 용서를 하는 내용의 유언을 남기자 남은 이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박재준은 방황을 끝내고 마침내 강이솔과의 행복을 택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레나정과 강이솔의 행복 찾기는 끝이 났다. 드라마는 레나정과 강이솔 모녀를 중심으로 그려냈지만 시청자 눈에 띈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레나정, 마희라, 최혜진 ‘악녀 3인방’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다. 레나정은 딸과 엄마의 존재를 알았음에도 이를 모른 체 했고, 극중 마희라의 사주를 받고 자신의 뒤를 캤던 김도신(조한철 분)의 부상을 외면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겨우 쟁취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마희라와 최혜진은 한 술 더 떴다. 이들은 동맹 관계이면서도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기도 했다. 최혜진은 김도신을 시켜 레나정의 비밀을 모두 파헤치고 이를 빌미로 협박을 서슴지 않았고, 병원 기록을 조작해 박태수와 박재준을 30년간이나 속였다. 마희라는 협박, 살인미수 등 셀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른 ‘최고의 악녀’였다.
세 악녀들의 동기는 결국 ‘욕망’ 때문이었다. 특히 레나정과 마희라는 과거 가난했던 시절이 그릇된 욕망을 실현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악행은 너무나 반복적으로,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러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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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여왕의꽃 방송 캡처 |
마지막 회에서 박재준의 출생 비밀이 폭로된 후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마희라의 모습이 단적인 예였다. 마희라는 박태수에 “가난한 과거로 돌아가기 싫어서 처음부터 돈 때문에 당신에 접근했고, 아이라도 낳아서 마음 붙이려 했지만 당신이 불임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렇게 한 것”이라며 당당하게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소리쳤다.
마지막 회까지도 마희라, 최혜진의 악행은 서로를 물고 뜯었고 레나정을 압박했다. 가족드라마가 굳이 이렇게까지 ‘욕망’을 화력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야 했는지도 의문을 들게 함과 동시에 이를 정당화 혹은 미화시키는 것이라는 오해를 살 만해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모든 악행을 저질렀던 마희라가 받은 벌은 아들과 4년간 헤어져있었던 것 밖엔 없었다. 박재준은 아버지의 유언을 듣고 결국 어머니를 용서했고, 30년간 속았던 남편 또한 죽기 전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괴롭힌 모두에게 용서를 받은 형국이라 시청자에게 권선징악이 주는 시원한 카타르시스마저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악녀 3인방’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도 했지만, 납득할 만한 당위성이 떨어져 몰입도를 높이는 것에는 실패했다. 이렇게까지 이들을 악녀로 만들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았다. 50부작을 달려온 것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과였다.
한편 ‘여왕의 꽃’의 후속작으로는 ‘내 딸, 금사월’이 편성됐다. 백진희, 손창민, 김희정 등이 출연하며 오는 9월5일 첫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