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한국 공포영화가 몇 년 째 빛을 못보고 있다. 개봉과 함께 참패를 맛 볼 뿐 아니라, 참신한 소재 또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공포영화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약 10년 전 까지만 해도, 한국 공포영화는 묘한 스릴감 뿐 아니라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는 장르영화였다.
2002년 하지원 주연의 ‘폰’은 한국 공포영화 최초로 260만 관객을 동원했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덕분에 ‘분신사바’는 칸 마켓에 2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이는 당시 이탈리아에 수출한 한국 영화들 ,중 최고가였다. 뿐만 아니라 ‘분신사바’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됐고 일본에서 개봉해 개봉 2주 동안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올랐다.
‘장화, 홍련’ ‘폰’ ‘여고괴담: 여우계단’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2004년 역시 공포영화들이 출몰했다. ‘페이스’ ‘령’ ‘알포인트’ ‘인형사’ ‘분신사바’등이 대표적인데, 다양한 소재와 신인감독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여고괴담3-여우계단’의 180만, ‘알포인트’가 160만 관객을 끌며 인기를 이었다.
김혜수 주연의 ‘분홍신’은 2005년 개봉 2주 연속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모았고, 약 1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06년에는 송윤아 주연의 ‘아랑’이 12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아 공포영화 인기를 이었지만, 고소영이 출연한 강풀 작가 원작의 ‘아파트’와 ‘스승의 은혜’는 쓴맛을 봤다.
때문에 2007년도에는 공포 영화의 강도가 높아졌다. 황정민 주연의 ‘검은집’, ‘므이’ ‘리턴’ ‘기담’ 등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지는 공포영화라는 인식을 깨고 평균 순제작비가 약 30억원으로 높아졌다. 이는 2006년 한국영화 108편의 평균 순제작비인 26억원 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소재가 다양해진 가운데 스토리가 치밀해지면서 촬영분량과 제작비가 동시에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8넌부터 한국 공표영화는 조금씩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고사: 피의중간고사’ 단 한 편 만의 공포영화가 개봉했기 때문. 비록 120만 관객을 넘어서며 공포영화 흥행 수치는 뒤지지 않았지만, 저조해진 공포영화 시장의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2009년도 마찬가지다. ‘여고괴담5:동반자살’, ‘불신지옥’ ‘4교시 추리영역’ ‘요가학원’까지 소재는 다양해졌으나, 관객들의 눈길은 받지 못했다. ‘여고괴담5’는 완성도 부분에서 떨어졌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불신지옥’은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은 거두지 못했다. 점차 ‘여름=공포영화’라는 수식이 흐려진 해라고 볼 수 있다.
↑ 사진=영화 포스터 |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 ‘두개의 달’ ‘무서운 이야기’ ‘피라냐 4D’ 등 개봉한 2012년 여름은,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가 순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선전을 했고 ‘두개의 달’은 ‘미스터리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로 틈새시장 공략을 성공시켰다.
2013년 이시영 주연의 ‘더 웹툰: 예고살인’은 120만 명의 관객의 눈길을 받으며 오랜만에 흥행 공포영화의 흥행을 누렸지만, ‘무서운 이야기’와 ‘꼭두각시’는 참패했다. 작년 ‘터널3D' ’마녀‘ 등이 개봉했으나 참패를 이었고, 올해 개봉한 ’검은손‘ ’손님‘ ’퇴마: 무녀굴‘ 역시 관객들의 눈길을 받지 못했다.
10년을 넘게 공포영화의 명맥은 가까스로 이어지고 있으나, 2003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이 세워놓은 누적관객수 312만은 그저 기록으로만 남은 상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