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이하 ‘밤선비’)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방송된 ‘밤선비’ 마지막 회에서는 귀(이수혁 분)를 처단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친 김성열(이준기 분)과 그런 김성열 옆을 지킬 것을 결심한 조양선(이유비 분), 귀와 김성열의 마지막 대결이 그려졌다.
이날 김성열은 귀와 함께 죽기로 결심하고 조양선 곁을 떠났다. 하지만 조양선은 죽어도 김성열 옆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귀를 처단하기 위해 궁으로 향한 김성열의 뒤를 따랐다. 앞서 최혜령(김소은 분)을 잃은 이윤(최강창민 분)과 김성열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수향(장희진 분), 호진(최태환 분)도 조양선과 함께였다.
↑ 사진=밤을걷는선비 방송 캡처 |
김성열은 이윤에게 자신이 귀와 싸울 때에 궁을 폭파시켜줄 것을 당부했고, 훗날을 도모해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귀의 소굴로 향했다. 궁의 모든 이들을 흡혈한 귀에 비해 김성열의 힘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 때 조양선이 나타나 ‘비책’인 자신을 흡혈하라 김성열에 일렀고, 김성열은 사랑하는 이를 또 한 번 흡혈해야 하는 잔인한 운명에 눈물을 흘리며 결국 그의 목을 물었다. 조양선의 피로 능력의 최대치를 각성한 김성열은 ‘흡혈귀 본능’에 잠식당할 뻔했으나 조양선의 사랑을 기억하는 ‘인간 김성열’의 본능의 힘이 더 컸다.
김성열은 귀와 함께 마지막 싸움을 벌였고 이윤은 김성열의 부탁대로 궁궐을 폭파했다. 귀는 쏟아지는 바위 틈으로 비치는 햇살에 결국 최후를 맞이했고, 120년을 기다려온 귀의 최후를 목격한 김성열도 자신에게 따뜻한 사랑을 줬던 조양선을 떠올리며 쓰러졌다.
1년 후 왕이 된 이윤은 나라를 강성하게 하여 모든 백성들이 풍족하게 먹고 살았으며, 조양선은 훈장님이 돼 아이들에 언문을 가르쳤다. 죽은줄로만 알았던 김성열도 마지막 장면에 나타나 조양선을 끌어안았고, 이들은 흡혈귀와 인간을 뛰어넘은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 사진=밤을걷는선비 방송 캡처 |
흡혈귀와 그에 가장 향기로운 피를 가진 인간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을 지녔던 김성열과 조양선 커플, 즉 ‘성냥커플’은 그동안 잔인한 운명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많은 시청자가 간절히 요청하던 ‘성냥커플을 웃게 해달라’는 소원은 결국 마지막 회에서 이뤄지며 ‘선물’같은 한 회가 됐다.
하지만 120년을 기다려온 귀와 김성열의 싸움은 비교적 큰 힘이 주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드라마 20회를 이끌어온 긴장 요소였던 만큼 이들의 맞대결을 더욱 치열하게 그려냈다면 귀의 죽음에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귀의 죽음이 다소 허무하게 달성돼 쾌감을 주기까지는 어려웠다.
드라마가 방영된 20회 동안 이준기, 이유비 커플, 최강창민과 김소은 커플의 케미를 보는 맛은 쏠쏠했지만 ‘밤선비’는 탄탄한 원작을 드라마로 옮기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귀와 김성열의 싸움이 본격적이어질 때쯤 갑자기 조양선과 김성열의 로맨스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당혹스러울 때도 있었다.
드라마의 전개 방향이 아쉬운 감을 남겼지만 역시 ‘사극의 남자’ 이준기는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냈고, 이수혁과 최강창민도 20대 남자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남자배우들에 비해 두각은 덜했지만 이유비와 김소은 또한 극의 활력을 불어넣어 합격점을 얻어냈다. 배우들의 열연만은 ‘밤선비’의 확실한 성과인 셈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