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예능프로그램에는 게스트가 중요하다. 그들의 활약에 따라서 그날 방송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tvN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이 된 ‘삼시세끼’에는 어떤 게스트들이 있었을까.
케이블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정선편’이 지난 11일 종영했다. 그동안 옥순봉과 만재도에는 수많은 게스트들이 찾아와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그렇기 때문에 ‘삼시세끼’를 더욱 빛냈던 그들의 활약을 되새겨봤다.
![]() |
윤여정과 최화정은 시즌1의 처음이자 마지막 게스트다. 최화정은 쉴 틈 없이 음식을 먹으면서도 “난 대식가가 아니라 미식가”라고 주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서진에게는 “네 여자 이야기나 들어보자”는 아슬아슬한 돌직구를 날리고 김광규를 “베이비”라고 부르며 옥순봉 남자들을 자유자재로 다뤘다.
윤여정은 배우계의 대 선배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서진과 옥택연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삼시세끼’ 멤버들을 호령했고 증조할머니에게 배운 개성만두를 빚으며 ‘개성식 만두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 PD를 향해서는 “나영석은 이름도 허명, 본질이 사기꾼”이라고 윽박을 지르기도 했다.
![]() |
신구와 백일섭은 등장만으로 옥순봉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둘은 항상 까칠함만 보였던 이서진을 노래방으로 데려가 트로트를 부르게 만들었다. 체력 좋은 옥택연도 신구와 백일섭의 시중을 든 날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스트레칭을 하며 신음을 뱉었다.
김영철과 이순재는 옥택연-이서진을 넘어 나영석 PD를 당황케 만들었다. 둘은 당당하게 ‘자급자족’이 원칙인 삼시세끼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요구했다. 나영석 PD는 둘의 당당함에 당황한 채 ‘삼시세끼’에서 처음으로 인스턴트음식을 제공했다.
![]() |
김광규는 등장과 함께 이서진의 천대를 받으며 옥순봉의 수수 노예’로 전락했다. 그는 육군 중사 출신임을 입증하듯 능숙한 톱질과 농사를 충실히 해냈다. 노동 후 땀에 젖자 시키지도 않은 계곡 입수를 하는가 하면 어딘지 모르게 짠한 행동거지를 선보이며 개그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시즌2에서 고정멤버로 출연했고 남성 건강에 좋다는 야관문을 시도 때도 없이 마시며 ‘야관문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손호준은 콘서트 때문에 자리를 비웠던 옥택연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출연했었다. 그는 군대를 연상시키는 열중쉬어자세로 명령을 기다리고 시킨 일을 묵묵히 해내며 이서진의 완벽한 조수로 변신했다. 나 PD는 이를 눈여겨보고 만재도로 다시 한 번 초대했고 고정출연자가 됐다. 이후 ‘삼시세끼-정선편’ 시즌 2에서 만난 손호준과 김광규는 서로를 짠하게 여김과 동시에 동질감을 느껴 웃음을 자아냈다.
![]() |
지성은 아이스크림 한 봉지를 들고 등장해 옥택연과 이서진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초코맛 쭈쭈바 한 종류뿐이었고 이는 지성의 순진하면서도 허당기 넘치는 매력을 예고했다. 그는 잭슨, 펄, 다이아에게 다정하게 말을 거는가 하면 아내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공개하며 순수한 면모를 뽐냈다. 또 자신보다 요리를 못하는 택연에게 요리조언을 구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선균은 드라마 ‘파스타’에서 까칠한 캐릭터 최셰프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어, 원조 셰프로서 그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보라카이 풍 마늘볶음밥을 시작으로 봉골레 파스타까지 선보이며 드라마와 현실을 넘나드는 요리 실력을 입증했다. 또 자신의 고민들을 진솔하게 말하고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꺼내 보이며 ‘인간 이선균’으로서의 모습을 내비쳤다.
![]() |
최지우는 우연히 옥순봉의 배추가 얼 때 즈음 출연해 손호준, 이서진과 함께 김치를 담그게 됐다. 그는 채찍과 당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이서진, 손호준을 부려 그럴싸한 배추김치를 만들었다. 그 김치는 시즌 1이 끝날 때까지 옥순봉의 별미가 됐고 최지우는 ‘담금지우’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시즌 2에서도 얼굴을 비친 최지우는 열무 물김치를 만들며 요리실력을 입증했다.
홍석천은 맨 처음에는 환대받지 못했지만 요리 실력만으로 멤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낯선 향신료를 준비해와 로스트 치킨, 가스파초, 태국식 볶음밥 등 옥순봉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요리를 선보였고 이서진과 옥택연은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또 연예계 전무한 동성애자 캐릭터로 이서진, 김광규를 당황하게 하며 예능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 |
고아라는 옥택연-이서진과 아무런 친분 없이 옥순봉에 등장했다. 그는 낯선 농촌생활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함께 천진난만한 면모를 뽐냈다. ‘레미제라블’을 흥얼거리던 옥택연은 고아라가 등장한 순간부터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로 노래를 바꿨다. 이서진은 둘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당황하면서도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옥택연이 고아라를 이상형으로 꼽았던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옥순봉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박신혜는 ‘삼시세끼-정선편’ 시즌 2의 첫 손님이었다. 옥택연은 함박웃음을 짓고 자신이 직접 만든 하트모양 밭으로 박신혜를 데려갔다. 그는 꽃 한 송이를 꺾어 수줍게 박신혜에게 건네 달달함을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후부터 옥택연에게는 박신혜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다.
![]() |
류승수는 등장과 함께 천대받았다. 이서진은 밤늦게 도착한 그를 반기기는커녕 “중요한 손님 온다고 했는데 뭐하는 거냐. 문을 잠그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류승수는 지지 않았다. 저녁식사였던 수제비가 뜻대로 되지 않자 이서진 탓을 하며 “우리가 남자여자였으면 벌써 헤어졌다”며 역습을 시작했다. 이서진은 류승수가 계속 자신의 말을 맞받아치자 ‘삼시세끼’ 처음이자 마지막 멱살잡이를 했다. 옥택연은 둘의 티격태격하는 ‘브로맨스’에 구석에 앉아 조용히 웃었다.
김하늘은 옹심이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삼시세끼’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그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옹심이를 만들겠다고 고집하며 한 차례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하지만 갖은 노력 끝에 완성된 옹심이는 ‘이 음식이 정말 맛이 있는가’로 논란이 됐다. 이서진과 김광규는 “등장 할 때까지만 좋았다”며 김하늘을 공격했다. 이에 김하늘은 다시 한 번 옹심이를 만들며 설욕전에 들어갔다. 김하늘은 이서진은 “옹심이가 어디갔다가 이제 왔냐”는 칭찬을 마음에 새기고 옥순봉을 떠날 수 있었다.
이승기는 과거 ‘1박 2일’에서 요리를 못한다고 구박 받았던 일 때문에 요리실력을 갈고 닦아 출연했다. 그는 재료손질부터 양념까지 척척해내며 대구매운탕과 무밥 만들어냈다. 넷이 먹기에 많은 요리를 만들어낸 이승기는 “여기 와서 밥을 많이 지어서 스태프들과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깊은 속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서진의 “동네잔치 준비하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추성훈은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해 예사롭지 않은 칼질을 선보여 차승원의 든든한 도우미가 됐다. 그는 ‘탄수화물은 먹지 않는다’는 생활수칙 때문에 마음껏 음식을 먹지 못했고 불타는 식욕을 삭혀가며 만재도에서의 하루를 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예상외의 복병인 차줌마표 라면이 등장했다. 그는 이성을 잃은 채 라면을 흡입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