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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벌어진 그 참혹했던 살인사건 이후 18년을 하루같이 살아왔다는 故 조중필 씨의 부모님 앞에서, MBN 김주하 앵커 역시 눈물을 삼켰다.
23일 방송된 MBN ‘뉴스8’에서 메인앵커 김주하는 고 조중필 씨의 집을 찾아가 칠순을 훌쩍 넘긴 부모님 조송전, 이복수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앞서 김주하 앵커는 “그냥 남의 이야기로 듣는 사람도 이렇게 억울하고 분한데, 피해자의 부모님은 어떠실까요. 둘 중 한 명이 분명 살인자인데 둘 다 놓아줬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그 중 한 명을 광복절 특사로요”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고인의 어머니 이씨는 “중필이 죽고 자꾸 이야기하는 게 나도 싫은데, 범인을 밝히려니 할 수 없다. 어디든지 찾아다녀야지. 가만히 있으며 안되더라. 가만히 있으면 누가 해주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고 당시 스물 세 살, 꽃다운 나이의 고 조중필 씨는 억울한 죽음에 눈도 감지 못한 채 영안실에서 부모님을 맞이했다. 이씨는 “조중필이가 병원에 와있다고 해서 교통사고로 다친 줄 알고 찾아갔더니 영안실이더라”며 “확인했는데 눈을 뜨고 있더라. 아버지가 눈을 감겨주니 눈을 감더라”고 먹먹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아버지 조씨는 씁쓸한 표정으로 “옛날 애기 하기 싫다”고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훔쳤다. 조씨의 마음을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김주하 앵커는 눈물을 삼키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세월은 흘러 고인의 아버지는 일흔여섯, 어머니는 일흔세 살이 됐지만 사진 속 아들 고 조중필 씨는 여전히 스물세 살이다. 조씨는 지금도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아들의 방에 가 아들을 기억하고 있다.
이날 김주하 앵커는 마지막 순간까지 앵커로서의 냉정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억울한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만난 한 사람으로서, 또 같은 부모로서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리포팅으로 시청자들까지 울렸다.
결코 흐르지 않았지만, 인터뷰 내내 김주하 앵커의 눈에 고여있던 눈물은 무려 18년 만에 다시 시작된 이태원살인사건 공판 전에 흘릴, 마지막 눈물일 터다.
이날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주하 앵커의 진심이 느껴졌다" "어려운 인터뷰를 잘 마치셨네요" "김주하 앵커 응원합니다" "이태원살인사건 살인자에게 꼭 심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부모님 마음이 어떠실까요... 꼭 벌이 내려지길 희망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