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엔딩크레딧은 영화를 만든 이들이 기록된 영상이다. 때문에 많은 영화관계자는 엔딩크레딧에 ‘영화를 만든 이들에 대한 예의’라고 정의하지만,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의 단조로운 영상에 대해 “재미가 없다”고 평하기도 한다. 때문에 몇몇 엔딩크레딧은 영화에서 못다 이룬 이야기, NG 등을 더해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기도 한다. 하지만 엔딩크레딧이 꼭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화계 관계자는 입을 모아 “그렇지 않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씨네큐브 고아라 대리는 “물론 영화를 보는 각자의 기준이 다를 테니까 엔딩크레딧을 보지 않는 관객들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씨네큐브는 끝까지 여운을 느끼고 앉아 잇는 분들이 많은 편 찾아 주시기 때문에 급하게 나오는 분 아니면 끝까지 보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엔딩크레딧까지가 영화 한편이고 영화를 본마음을 간직하고 유지하는 시간이라서, 그것을 안전의 문제로 접근하기에는 아무래도 다른 것 같다”며 “영화 끝나자마자 일어나는 것보다는 함께 봐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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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꽃 최윤진 대표는 “엔딩크레딧을 안 보고 일어나는 관객들을 보면 서운하고 안타깝다. 엔딩크레딧도 영화의 본편이고 그 전에는 영화가 끝난 것이 아닌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부턴가 불을 켜면서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관객들은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들게 됐다. 그렇게 만든 극장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안전문제라고 하지만 끝나지 않았는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점이 끝났다는 관점차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제 청소 시작할 거야’라는 태도가 엔딩크레딧이 본편 안에 들어가 있다는 의식을 못 갖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 대표는 “엔딩크레딧이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속상하다. 더 깊게 들어가자면 영화가 작품이 아닌 오락거리로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입장차이라는 것이다. 예술작품이라고 봤을 때는 작품을 만든 사람들을 봐주지 않나”라며 “엔딩크레딧 음악 선정 또한 심사숙고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음악이다. 이를 즐겨주는 것이 영화를 보는 마무리고 본편이라고 생각”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정성을 들여 삽입한 엔딩크레딧이며, 이는 마치 책을 볼 때 서문, 목차, 발행인을 보는 것과 같다는 것. 때문에 엔딩크레딧에 올라가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 대해, 나하고 관계가 없더라고 훑어 봐주고 한 번 더 생각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30대들은 보고 싶은 영화를 예매하지만 10대, 20대는 영화관에서 표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가 사람의 의식을 좌지우지 한다. 문화의 영향력과 영화의 가치관 생각이 영화를 보면서 전달 받기 때문이고 그래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인데, 영화를 문화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소비하고 버리는 게 아닌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며 “영화는 돈을 들여 시간, 경제적 비용 등 소비를 하는 힘이 있다. 어떤 가치로 한국 사회에서 영유하느냐는 상관 없다. 힐링 무비로 땅콩 먹으면서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영화로서의 가치는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문화로 규정지을 있는, 올곧게 고전될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다음 영화를 위해, 청소를 하고 회차 때문에 마치 음식점 테이블처럼 회전율 높이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사실 엔딩크레딧은 재미와 상관없이 ‘인정의 의미’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같이 만들었다는 명예로운 자리 말이다”라고 엔딩크레딧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엔딩크레딧에는 관객들이 지불한 돈에도 더해져 있는 상영시간이면 누리실 권리가 있다”며 “상영시간 때문에 깜깜한 영화관에 불을 켜서 관객들이 우르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관람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다수 영화관계자가 엔딩크레딧에 대해 ‘베테랑’을 언급하며 ‘재밌다’고 극찬한 것에 대해 강 대표는 “엔딩크레딧은 감독이 재미를 주기도 못다한 얘기를 전하는 시간”이라며 “유쾌하게도 아이디어팀에서 ‘베테랑’ 엔딩에 대한 의견을 내줬다. 보고 기분이 좋더라. 시안을 보고 제대로 만들어보면 재밌을 것 같아 추진하게 됐다. 메인스태프들에 대해 강하게 남겨주고 음악이랑 다 잘 맞아서 보는 분들도 좋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감독들이 타이틀이나 오프닝, 엔딩크레딧에 대해 고민이 많다. 이미지를 디자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제목이나 그래픽 적인 것 모두 탐을 낸다. 새로운 것도 많이 생각하고 말이다. 이름으로 살아가는 스태프들의 이름 자랑스러운 명예로운 중요한 자리니 더욱”이라고 설명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엔딩크레딧을 재밌을 필요는 없고 천천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씨네큐브, 상상마당 등 예술 극장전용관은 불을 켜지 않으니까 관객들도 나가지 않지 않나”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이어 “식당 테이블에 회전율이 있는 것처럼 극장도 그런 식 아닌가. 물론 예술극장과 달리 광고를 많이 하는데, 하루 횟차가 있어야 하고 빨라야하는 것이다. 불을 안 켜고 엔딩까지 보면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실용적인 이유도 있지만 누가 먼저냐가 아니라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빨리 빨리 진행되는 것”이라며 “예술극장은 광고도 안하지만 일반 극장은 일방적인 광고를 하지 않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엔딩을 보는 것은 영화의 보는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멀티플렉스 수익률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광고해야 하는 스케줄이 빡빡하니까 안 봐도 되고 자동으로 자연스럽게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도 전에 불을 켜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