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돌연변이'는 청년실업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생길 수 없는 '생선인간'이 된 20대 젊은이의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실제 누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했기 때문이리라.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 원을 주는 생동성 실험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박구(이광수). 영화는 그를 중심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박구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 지망생 상원(이천희)의 입을 빌려 "당신은 돌연변이인가 아닌가, 혹은 이 세상이 돌연변이들이 우글대는 곳은 아닌가"라고 묻는 듯하다.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던, 정말 여느 평범한 20대였는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돌연변이가 된 박구. 그는 누군가에 의해 우상이 되기도 하고, 또는 제거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자유 의지로 살아야 하건만 그럴 수 없는 이 현실 세계를 비꼬는 감독의 연출이 인상 깊다.
박구뿐 아니라 박구의 하룻밤 여자친구로 나오는 주진(박보영)과 방송국 직원이 되기 위해 박구를 취재하게 된 상원 역시 우리네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는 존재다. '키보드워리어' 주진은 공무원에 목매(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을 보여주고, 시용기자라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어 한 상원은 열정페이의 희생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세 사람이 청년실업 문제와 함께, 젊은이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종 8kg 정도 되는 탈을 쓰고 얼굴 한 번 안 나오는 연기를 한 이광수와 인간적 양심과 직업적 사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천희, 어쩔수 없는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변해버린 박보영의 연기 모두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신선하고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단점으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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