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젊은이들이 다 떠나가고, 자식들마저 다 떠나 헛헛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시골 할머니들에게 귀여운 손자들이 나타났다. 외로울 틈 없이 땡깡 부리는 손자 장동민, 시종일관 진지한 손자 이희준, 쳐다만 봐도 흐뭇한 귀여운 손자 바로, 그리고 그들을 똑 닮은 로봇까지. 이들은 기꺼이 할머니들을 위한 기쁨조가 됐다.
지난 21일 첫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할매네 로봇’에서는 장동민과 이희준, 바로가 시골에 계신 할머니들과 첫 만남을 갖은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해당 로봇은 최첨단 재난구조용 휴머노이드 똘망, 인공지능의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 OP2, 국내 최초 생활 밀착형 로봇 러비였다. 하지만 이 로봇들은 할머니들을 만나 각자 머슴이, 토깽이, 호삐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할머니들의 새 가족이 됐다.
↑ 사진=할매네 로봇 캡처 |
토깽이 로봇은 장동민의 지시에 따라 누워서 양팔과 다리를 흔들며 떼를 썼다. 할머니에겐 그 모습마저 귀여운 손자들의 장난처럼 보였고,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첫 만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골에서도 통한 ‘갓동민’의 활약에 ‘할매네 로봇’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예능 첫 출연이라는 이희준은 허당 가득한 반전매력을 선사했다. 자신의 성격을 쏙 빼닮은 구멍 로봇 머슴과 함께 요리를 준비하는데도 실수투성이였다. 머슴은 힘 조절이 안 돼 계란 후라이를 위한 계란을 깨뜨려 버리는 것은 물론, 소금을 왕창 쏟아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이희준과 할머니의 첫 만남에 오히려 웃음을 선물했다.
바로는 로봇 호삐와 함께 할머니의 밭에 갔다. 할머니는 호삐에게 밭을 갈아줄 것을 부탁했으나, 실상 호삐에겐 불가능한 기능이었다. 당황하던 바로는 호삐의 노래부르기 기능을 생각해냈다. 앞서 바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호삐 로봇에 음악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해놨던 터. 호삐는 할머니가 일하는 동안 트로트를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
사실 로봇의 기능만 놓고 본다면 실망스러울 뿐이다. 이 로봇들이 최첨단 로봇이라지만, 실상 생활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는 것.
앞선 ‘할매네 로봇’ 제작발표회에서 박PD는 “일반적으로 예능에선 사람과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는데, 로봇은 도시에만 있었지 시골에 간 적이 없다. 로봇 전문가들도 기술적으로 안 되는 게 많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풀어낼 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입을 모아 “로봇이 시골에 간다고? 이번 시도는 한 번도 안 해봤다.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로봇의 부족한 점이 오히려 출연진과 할머니들간에 ‘케미’를 살려주었다. 로봇이라는 것을 매개로 하는 실험적인 예능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첫 방송을 마쳤다. 당초 기획했던 착한 예능의 표본을 앞으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할매네 로봇’은 자녀들을 대도시로 떠나 보내고 적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시골 어르신들과 최첨단 로봇이 만나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국내 최초 로봇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