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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연예인이 고 신해철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TV 혹은 지면에 얼굴을 내비쳤다. 고인이 이끌었던 그룹 넥스트(N.EX.T) 멤버들과 절친했던 음악 동료 외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이도 '깜짝' 등장해 그와 얽힌 사연을 들려줬다. 고인이 생전 얼마나 따스했던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고 신해철은 자신을 찾은 이들의 유명세나 직업에 귀천을 따지지 않았다.
지난 25일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는 고 신해철의 봉안식이 진행됐다. 유족은 물론 동료 연예인과 팬 등 약 500여 명이 참석했다고 다수 보도됐다. 추모 무대를 꾸몄던 '히든싱어' 일반인 참가자(팬)들은 전원 자리를 지켰다. '동료 연예인'은 누구 누구였을까? 봉안식에 앞서 며칠 전 서태지와 김종서가 추모관을 찾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터다. 이번에 언론은 왜 '동료 연예인'이라고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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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찾았다. 권양숙 노무현 전 대통령부인은 근조화환으로 예를 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원래 동참키로 했었는데 봉안식 날짜가 26일에서 25일로 당겨지는 바람에 보좌관이 대리 참석했다. 고 신해철 추모사업을 진행 중인 단체 중 직접적 마음을 표명한 건 이재명 성남시장 뿐인 셈이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대한가수협회 측에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특별한 무엇을 바란 것은 아니다. 고인을 집도했던 S병원장과 유족 측의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료 가수들이 한 목소리를 내 힘을 실어주길 기대했다.
봉안식은 유가족 및 동료 지인들, 팬클럽 외 누구나 참석 가능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고인을 둘러싼 긴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돌아오는 1주기 및 봉안식은 더욱 많은 팬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치르고 싶다"며 조문객의 불편함을 다소 덜고자 버스 대절 등 편의를 제공했다.
"다들 '특별한 인연이 있네', '존경한다' 어쩐다 말로만 하고 정작 추모 행사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더라. 말로만 나불대고 카메라 들이댈 때 울면 뭐하는가. 물론 꼭 참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 사정에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본인이 각별한 사이라고 밝혔거나 고 신해철의 이름을 팔았던 이들이라면 최소한 관심을 기울였어야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신해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몇몇 현실이 씁쓸하다."
고 신해철의 한 측근은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이처럼 말했다. 그간 힘들게 버텨오며 너덜너덜해진 그의 서운한 속내지만 단순히 취기어린 주정으로 치부하긴 어려웠다.
신해철의 유작 '웰컴 투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 음원이 26일 발매됐다. 음원 발매 당일 이 노래는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00위 내 들지 못했다. 27일 '웰컴 투 리얼 월드' LP판이 출시됐다. 다행히 이 3000장 한정 LP판은 13만 2000원이란 가격에도 이미 대부분 팔려나갔다. 팬들의 마음만 순수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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