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케이블방송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4’(이하 ‘막영애14’)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악덕 사장 조덕재, 라미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샤방샤방’ 박선호, 몸매만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조현영 등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이 활약하며 시즌 중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막영애14’ 기사마다 “혁규가 최고라규”라는 댓글로 인기를 과시했던 배우 고세원이다.
고세원은 김혁규 캐릭터로 다시 한 번 ‘막영애’ 팬들을 찾아왔다. 그의 표정에는 금방이라도 ‘~했다규’라고 말할 것 같은 천진함과 오랜 배우로서의 경력이 묻어나는 진지함,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실물이 좋다’는 칭찬에 “직업상 대중과 실물로 만날 일이 별로 없으니 화면이 더 좋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너스레를 시작으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막영애’ 14 시즌 촬영을 마쳤어요. 전 시즌이나 그 전 시즌 같은 경우에는 다른 드라마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스케줄도 잘 안 맞다보니 고정출연을 못하고, 카메오 식으로 영상통화로서 많이 출연했었어요. 몇 년 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게 된 거죠. 그런데 또 부득이하게 촬영 초반에 제 와이프로 나오는 정다혜 씨가 실제로 아기를 낳아버렸어요.(웃음) 그래서 집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저로서는, 어떤 에피소드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장인 장모와 많이 출연하게 됐죠. 그런데 이 두 분이 어떤 사건을 만드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제가 혼자 많이 고군분투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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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발가벗는 장면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한건 아니고요. 작가들이 촬영 이틀 전에 대본을 주면서 별 말 없이 시키더라고요. 저희 작가들은 독해서,(웃음) 또 너무 오랫동안 같이 하다 보니 편하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날은 하루 종일 발가벗고 있었죠. 깔깔 웃는 분위기로 재밌게 촬영했어요. 영애랑 라미란 씨랑 제가 함께 바닷가에 가는 편에서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무의식중에 ‘죽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게 방송에 그대로 나갔어요.”
“극중 와이프가 없는 상태에서 제가 혼자 풀어가야 할 이야기가 많았어요. ‘작가들이 써준 대본의 포인트를 잘 살려보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혼자 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더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김혁규가 희극적인 캐릭터잖아요. 문제를 만들고 사고를 치고 하는데, 저희 드라마는 혼자라기보다는 누군가 같이 있을 때 웃음 포인트가 있거든요. 이 포인트를 살리는 게 ‘막영애’는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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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프이엔터테인먼트 |
“종방연 때 서로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줬어요. 서로 팬이 됐다는 의미로요. 조덕재씨 활약이 전혀 싫지 않았어요. 저도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제가 느낄 때는 이번 시즌 흥행의 최고의 공신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도 잘하셨지만 새로운 캐릭터로서 플러스알파의 능력을 보여주셨던 것 같아요. 춤이 정말 대박이었어요. 이번에 포상휴가를 가서 꼭 친해지려고요. 다음 시즌도 꼭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고세원은 SBS ‘여자를 몰라’, KBS1 ‘별도 달도 따줄게’, tvN ‘미친 사랑’ MBC ‘엄마의 정원’ 등 다양한 일일드라마에서도 활약했다. 출연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그에게 ‘주부들의 엑소’라는 별칭을 지어주기도 했다. ‘막영애’는 고세원에게 주부들뿐만 아니라 2, 30대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였다.
“‘라디오스타’에서 ‘주부들의 엑소’라고 지어줬는데 그건 좀 부담스러워요.(웃음) 그냥 어머니들의 아이돌?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수식어가 하나 생기게 됐으니 감사한 일이죠. ‘막영애14’ 그 전 시즌에는 매니아라고 할 수 있는 2~30대 직장인 여성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남자분들도 많이 본 것 같아요. 이제는 알아보는 차원에서 절 보자마자 보면 웃으세요. ‘어, 헉규다’ 하는 느낌으로.(웃음) 그냥 저를 보면 웃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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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프이엔터테인먼트 |
“원래 학교에서 연기를 공부 했던 사람이고 처음 접한 게 연극이고 뮤지컬이기 때문에 고향 같은 곳이라고 할까요. ‘안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있어요. 공연은 막이 올라가면 막이 내릴 때까지 올 생방송이잖아요. 그걸 위해서 연습을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어떤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껴요. ‘뜨거운 여름’ ‘백중사 이야기’는 최근에 봤어요. 연극은 계속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관람이란 의미보다는, 직업이 연기자기 때문에 제게는 책을 보는 거랑 비슷해요.”
‘막영애14’ 촬영을 끝낸 고세원은 최근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편에서 숨겨왔던 유도실력을 뽐내고 있다. “운동을 오래해서 승부욕이 있는 편”이라는 그는 말에는 승부사의 기질이 느껴졌다. 예능인으로서의 일탈을 끝낸 그가 어떤 연기로 돌아올지 기대해 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