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괜히 ‘예능계 4대천왕’이 아니었다. 정형돈이 건강상의 문제로 방송 전면 중단을 선언하자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의 진행에 줄줄이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오후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정형돈의 방송 활동 정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 소속사는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유를 밝혔다.
소속사 측은 “휴식기 동안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며 소속사 역시 정형돈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약속하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현재 정형돈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 KBS2 ‘우리동네 예체능’,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이다. K STAR ‘돈워리뮤직’과 MBC ‘능력자들’은 각각 12일,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 사지제공=MBC |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형돈의 건강 문제는 각 프로그램들의 존폐 문제로 이어졌다. 아픈 건 정형돈 한 명인데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마다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새삼 크게 다가왔다. 정형돈은 단순한 진행자를 넘어서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이끄는 분위기 메이커도 담당했기 때문에 그의 빈자리는 더욱 크다.
무엇보다 새롭게 들어가는 MBC ‘능력자들’과 K STAR ‘돈 워리 뮤직’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돈 워리 뮤직’은 유재환과 정형돈이 함께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고, ‘능력자들’은 김구라와 함께 진행을 맡아 일반인 출연자들과 토크를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돈 워리 뮤직’은 6회로 예정된 프로그램이고, 제작진은 이미 촬영 분량이 확보가 됐기 때문에 방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재환과 ‘음악적 교감’을 나눈다는 모토 아래 벌이는 리얼 버라이어티인 ‘돈 워리 뮤직’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불안장애로 힘들어했다는 정형돈의 사연이 생각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웃음을 씁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프로그램의 의도가 제대로 빛나지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 사진=MBN스타 DB |
‘능력자들’은 정형돈의 하차가 직격타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덕후’로 명명된 일반인 출연자들과 어울리고 토크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MC의 우수한 역량이 필요한 프로인데, ‘무한도전’으로 시청자들과의 친근감이 크고, 다양한 경험으로 능수능란한 진행 능력을 쌓은 정형돈만큼 프로그램을 잘 이끌 MC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능력자들’에는 천군만마였던 정형돈이 1회 촬영을 끝으로 방송 전면 중단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데프콘과 함께 진행을 맡았던 ‘주간아이돌’도 향후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이며, ‘무한도전’ 또한 정형돈의 빈자리를 놓고 제작진이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상태다. 정형돈은 그저 ‘다작’을 하는 게 아니라 각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형돈 한 명 빠지니 몇몇 프로그램이 줄줄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아프고 나니 그의 빈자리가 새삼 크고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씁쓸한 일이다. 다른 이들을 웃겨야 하고 프로그램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MC, 예능인의 안타까운 숙명이다. 많은 팬들 또한 그의 쾌유와 빠른 복귀를 기원하고 있다. 과연 정형돈은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금 예능계의 4대천왕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