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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4년차, 2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언뜻 소년의 얼굴이 비친다. 그래서인지 배우 이원근(24)은 교복을 입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이원근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에서 세빛고의 전교 1등 엄친아이자 매력적인 반항아 김열 역을 맡아 완벽 소화해냈다. 굵직한 조연 혹은 아역을 맡아오던 그의 지상파 첫 주연작, 부담감은 없었느냐 물었더니 “없진 않았죠”라며 솔직하게 웃어 보였다.
“부담감이 크긴 했어요. 생각할 부분도 많았고요.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좋지 않은 시선들도 걱정됐고, 생방 촬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실제로 잠도 거의 못 잤어요. 하루 1시간정도 자는 게 전부였거든요. 굉장히 힘든 나날을 보냈는데 그래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탄탄하고 화기애애해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학생 역할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에 욕심내볼 법도 했지만, 이원근은 조바심내지 않고 맡은 역할에 더욱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해보고 싶은 역할보다 어떤 역할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고 싶다. 아직은 ‘검증된 배우’가 아니라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겸손함도 보였다.
그런 이원근에게 김열이라는 옷을 입혀준 건 바로 감독이었다. 그의 캐스팅은 오디션조차 없이 감독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감독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제가 감독님께 아무 것도 없는 신인 캐스팅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했죠. 당시 영화 스케줄도 겹쳤는데 편의도 잘 봐주시고 여러가지 배려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정말 감사했어요. ‘왜 절 캐스팅하셨냐’는게 궁금하긴 했는데, 물어보진 않았어요.(웃음)”
주로 선배들과 함께 했던 지난 작품들과 달리, 또래 친구들과 함께하게 된 현장은 말 그대로 ‘에너지’ 그 자체였다. 스스로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던 이원근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이 달라진 듯 보였다.
“다들 친구 같았어요. 관심 갖는 트렌드도 비슷해서 서로 친해질 수도 있었고. 이야기 소재가 나이대 마다 다를 수 있는데 같은 또래기 때문에 얘기하면서도 재밌었죠. 시간이 갈수록 더 친해져서 그런지 같이 연기할 때 오버되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제제를 했죠. ‘연기하러 왔냐, 놀러왔냐’ 그러실 정도로요. 어느 정도 선은 지켜야하니까.(웃음)”
특히 이원근은 극중 지수와의 브로맨스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제2의 이종석-김우빈’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물으니 “관심을 가져주시는 덕분에 그런 수식어가 따라온 것 같다. 관심도 없었으면 그런 수식어도 안따라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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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더 친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지수, 학연이형, 재하, 영훈이, 다 친해요. 서로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 농담도 진지한 얘기도 할게 많아요. 연기할 때도 이 장면 좋았다고 얘기도 해주고, 좋은 에너지도 되고요. 우리끼리 힘내서 열심히 해보자는 열정이 많아서 ‘으쌰’ 했죠. 서로에게 친구이면서 동료면서 버팀목이 많이 되준 것 같아요.”
특히 극중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정은지에 대해서는 “동생이지만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은지가) 연기 욕심도 많고, 중심에서 버팀목이 잘 돼줬다. 피곤할법도 한데 대본 맞추는 것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면서 “털털한 부분도 있는데 여성스러운 부분도 강한 친구다. 아기자기한 걸 귀여워하고, 가수라서 그런지 노래 들을 때도 좋은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걸 연기할 때 잘 가져와서 응용하는 똑똑한 친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를 향한 호평에 비해 분량은 짧았고, 시청률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원근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이 왔다. 중국 웨이보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조금 아쉽긴 한데, 감독님이 워낙 캐릭터를 잘 잡아주셨고 현장에서도 그 끈을 놓지 않으셔서 감사했어요. 시청률이 안 좋다고 해서 ‘재미없다’ ‘망한 드라마’라고도 하시는데, 단순히 시청률로는 우리의 열정을 평가할 순 없었던 것 같아요.”
이에 애청자들은 ‘발칙하게 고고’ 시즌2를 향한 염원을 드러내기도. 혹여나 시즌2가 진행된다면 다시 출연할 의사가 있냐고 묻자, 이원근은 “이 친구들이 그대로 나온다면 출연할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이 되고 좋은 발판, 걸음이 됐다. 다시 하게 되면 더욱 끈끈하게 뭉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제 곧 데뷔한 지 4년, 이원근은 롤모델로 할리우드 배우 ‘데인 드한’을 꼽으며 “어떤 캐릭터를 소화하던 간에 자신 만의 느낌으로
한편 이원근은 영화 ‘여교사’ 막바지 촬영 중이며, 이후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