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연애에 대한 솔직한 감정이 돋보이는 영화 ‘극적인 하룻밤’이 뚜껑을 열었다. 윤계상과 한예리의 케미 뿐 아니라 정수영과 조복래, 박병은과 박효주의 등장으로 극의 활기를 더했다.
‘극적인 하룻밤’은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2009년 초연된 이후 누적 관객 22만 명을 돌파한 작품으로, 오픈런을 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기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연극을 보자마자 영화를 생각했다”며 원작 연극의 소재와 연출력에 대해 만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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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 만날 때마다 찍는 커피 쿠폰의 有無
연극 원작에서는 ‘커피 쿠폰’은 없다. 전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시후와 정훈은 정훈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고 정훈의 집에서 모든 상황이 이뤄진다. 이를 영화에서는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 주자며 ‘딱 10번만 몸 친구’ 후 헤어지자는 설정으로 살아났다.
영화에서는 시후와 정훈의 만남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전개되지만, 연극에서는 이들의 감정에 더욱 집중했다. 10번이나 만나지 않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이나, 상황에 더욱 힘을 들였다.
◇ 장소의 협소함이 다양한 볼거리로
극 중 시후(한예리 분)의 집과 정훈(윤계상 분)의 집을 오갈 뿐 아니라, 시후의 직업적인 특성이 살아나 볼거리를 더했다.
원작에서 시후는 전 남자친구에게 3000만 원을 빌려주고 집에서 쫓겨나게 될 판이지만, 영화 속 시후의 집은 식물이 많고 그의 독특함을 십분 배가시켜줄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 약을 먹고 죽겠다는 시후를 말리고 이를 극적 웃음으로 승화시킨 연극과 달리, 영화에서는 이들의 관계를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전화됐다. 뿐만 아니라 준석(박병은 분)의 개업식 장면이나, 야구장에서 준석을 욕하는 시후와 정훈의 모습 역시 영화적인 재미를 높잉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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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달리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활약일 것이다. 2인극이지만, 극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던 원작이지만 스크린에서는 더 없이 심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후의 남자친구였던 준석은 박병은이 분해 뻔뻔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나타내 관객들에게 웃음과 황당함을 안겼다. 정훈의 전 여자친구인 주연은 박효주가 분해 얄미움을 겸비한 연상녀 역할을 해냈다.
특히 정훈과 시후가 찾은 병원의 의사는 김의성이 분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살을 시도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장면에 김의성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정훈의 친구 덕래로 출연하는 조복래와 김선생 역의 정수영은 지루할 수 있는 작품에 활기를 더했다. 능청과 뻔뻔함, 불편할 수 있는 장면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조연들의 활약은 원작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영화적 재미를 살리지 못하고 연극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에는 해피엔딩을 그리지만, 비정규직에 자신에게 솔직하지 한 정훈이라는 인물이 시후와의 만남을 그리는 장면은 더없이 작위적이다. 또, 팔팔한 캐릭터들이 극이 진행될수록 무너져,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전 애인에게 상처를 받은 두 주인공이 몸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플롯이 영화에서는 ‘N포 세대’의 설움이 가미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떨어뜨린 셈이다. 영화적으로 스토리에 힘을 더하고 공감을 높일 수 있었겠지만, 이 역시 원작만 못해 아쉬움만 남겼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