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개그맨’ 류근지, 김성원, 김기리, 서태훈. 이들이 뭉친 개그팀 ‘이리오쑈’가 공연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작년 4월 서울 대학로에서 쇼케이스를 연 후 아산, 부산, 인천, 청주 등을 돌며 전국투어를 한 ‘이리오쑈’는 그야말로 2015년을 ‘촘촘하게’ 채워냈다. 그 사이 국내 최초의 코미디홀(아산 쇼타임 코미디홀),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등에서의 공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전석 유료관객 매진 기록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훈훈한 외모의 이들, 왜 하필 공연을 택했을까. 이 질문을 듣자 장난기 ‘폴폴’ 피워내던 네 사람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개그에 대한 고민과 각자의 방향성에 대해 풀어냈다. ‘외모’만이 이들의 무기라고? 알고 보니 개그에 대한 열정과 고민이 바로 ‘이리오쑈’의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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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마이크엔터테인먼트 |
Q. 작년 전국투어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도 전석 유료관객 매진 등의 기록을 냈다. 기분이 어떤가.
A. 작년에 참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했다. 청주 예술의 전당이나 인천대극장에서도 공연을 했는데 그렇게 큰 공연장에서는 아무나 공연을 못하지 않나. 그래서 뿌듯하다. 무엇보다 대극장에서도 공연이 통했다는 것이 좋은 성과인 것 같다.(김기리)
‘이리오쑈’ 공연은 애초 소극장에 맞춰서 만들어진 거였다. 하다 보니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대극장 공연을 결정했다. 물론 우리도 늘 소극장에서만 관객들을 만나왔기 때문에 사람도 훨씬 많고 관객과의 거리가 더욱 먼 대극장에서도 무대와 객석의 ‘호흡’이 가능할까 싶었다. ‘대극장용’으로 관객을 모시고 나와서 하는 것을 더욱 추가하는 등 조금씩 바꾸긴 했는데 다행히 관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줘서 다행이었고 감사했다.(서태훈)
사실 처음 공연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관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니 조금씩 욕심이 더 생기는 건 당연하다. 2016년 목표가 12월에 서울 안의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거다. 컬투 선배님들처럼 큰 공연장을 언젠가 ‘이리오쑈’ 티켓 파워로 매진시켜보고 싶다. ‘컬투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공연계의 ‘떠오르는 공연’이었다. 빠르면 5년 안에는 ‘연말에 뭐 보러 가지’ 했을 때 ‘이리오쑈’를 생각할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류근지)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좋다. 저는 방송과 공연은 서로 ‘윈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컬투’ 공연장, ‘갈갈이’ 공연장 같은 게 예전에는 엄청 인기 있지 않았나. 개그 공연이 그간 침체돼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 전엔 문화생활이 ‘영화’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면 요즘엔 다양한 행사들을 즐기는 추세다. 이런 추세와 함께 개그 공연도 다시금 부활했으면 좋겠다.(김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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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마이크엔터테인먼트 |
Q. 서로 무대에서 맡은 역할이 다를 것 같다. 특히 김성원 씨는 ‘돌발행동’으로 매 공연을 다르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A. 대사 애드리브가 항상 있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김성원 때문에 깜짝 놀란다.(웃음)(류근지)
(김)성원이 형은 우리를 위해 스킬을 토스해주는 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사를 다 못 외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성원이 형이 늘 색다르게 대사를 쳐주니 관객들도 재밌어한다. 저희도 그 애드리브를 즉석에서 받을 수 있는 역량이 되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 갑작스러운 애드리브가 공연의 활기를 주는 게 있다.(서태훈)
김기리, 류근지는 확실하게 여성 관객에 잘 통한다. 실제로 포스터가 이 둘을 내세우기도 하고.(웃음) 서태훈은 어머님들, 가족단위 관객들에 잘 통한다. 저는 오히려 남자 관객들을 모으는 역할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남자 관객들이 제 파트에서 ‘빵빵’ 터진다. 제 애드리브에 대해서는 다른 멤버들에 미안하게 생각한다.(웃음)(김성원)
김성원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드는 ‘비상깜빡이’ 같은 존재다. 공연이 그래서 재밌는 거 아니겠나.(류근지)
Q. 넷이 공연하게 된 것은 윤형빈소극장에서 게스트로 나섰다가 공연팀으로 이어진 거라고 알고 있다.
A. 맞다. 윤형빈 선배가 운영하는 윤형빈소극장에 한 회 분량으로 ‘꽃미남 개그쇼’에 게스트로 한 번씩 참여했다. 그 때에는 이걸 따로 공연으로 올릴 생각은 안 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그 공연이 매진이 된 게 기억이 났다. 그래서 ‘훈남 개그맨들이 뭉쳐 개그를 펼치는 개그팀’이라는 콘셉트를 잡아서 한 거다. (윤)형빈 형에 고마운 게 그 때 우리가 게스트로 공연에 서지 않았다면 모티브도 없었을 거다.(김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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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마이크엔터테인먼트 |
코미디 자체는 대중에 친숙하지만, TV에서는 접하기 쉬운 코미디를 오프라인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다. 가수는 콘서트를 하지만 코미디언은 오프라인 상에서 대중을 만날 기회가 많이 없다. 그래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때에도 솔직히 한 번은 매진이 될 것이라 예상은 했다. 하지만 한 번이 아니라 유료 전석 매진이라고 해 더욱 놀랐다.(류근지)
Q. 때로는 ‘미남 개그맨들의 모임’이라는 콘셉트 때문에 ‘외모만 내세운다’는 편견을 받기도 하지 않나.
A. 편견을 가질 만 하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한 번만 와서 보면 그 편견이 사라질 거라는 거다. 막상 와서 공연을 보시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갈 거다. 재관람율도 꽤 되고, 100% 만족을 하고 돌아가는 관객들이 대다수다. 조명이 잘못 되거나 해서 실수가 생겨도 관객들은 그거조차 짜놓은 개그인줄 알고 웃고 돌아갈 정도다. 일단 공연을 보고 그 때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김기리)
당연히 처음엔 여심을 잡는 게 목적이었다. 타겟팅을 해서 우리 공연이 알려져야 했기 때문에 우리의 콘셉트를 내세웠다. 그래서 초반에는 여성관객 비율이 80%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 관객 혼자서 우리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도 꽤나 많아졌다.(서태훈)
분명 처음 오시는 커플 관객들을 보면 남성 대부분이 그냥 ‘여자친구 따라왔다’는 표정으로 앉아계신다. 딱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끝나갈 때 쯤에는 남자 분들이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보인다.(김성원)
우리 공연에는 ‘훈남 이미지’를 콘셉트화 시키긴 했지만 여성, 남성과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개그들로 채워져 있다. ‘여성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류근지)
지금 굉장히 생각나는 게 공연 후에 후기로 한 관객 분이 ‘TV로 봤을 때 류근지를 보고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는데 공연에서는 제일 웃겼다’고 남긴 거였다. 진짜다. 우리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고 최대치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이리오쑈’다.(서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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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마이크엔터테인먼트 |
Q. 공연 때문에 방송에 안 나올 것이라는 시선도 있기 마련일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우리의 목표는 애초부터 방송을 하는 중에 공연을 하는 게 목표였다. 어느 한 쪽에만 집중하자는 마음은 없다. 방송을 쉬고 공연에 올인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시간을 쪼개서 하면 둘 다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류근지)
그래서 서로 약속을 했다. ‘이리오쑈’ 하면서도 방송 쉬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말이다. 그래서 실제로 그러고 있다. 그리고 ‘개그콘서트’를 안 보는 사람들은 개그 공연을 보면서 ‘어? 개그콘서트가 이렇게 재밌었어? 한 번 볼까?’하면서 TV를 틀 수 있고, ‘개그콘서트’를 보시고 우릴 아는 분들은 ‘이 사람들 재밌다, 공연한다는 데 한 번 가볼까?’해서 우리를 보러 와주시기도 한다. 그런 ‘양방향’ 시스템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서태훈)
‘이리오쑈’라는 브랜드가 정말 탄탄하고 널리 알려졌으면 상관없지만, 우린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방송을 병행해야 우리의 브랜드가 인지가 된다. 그래서 방송을 절대 게을리 할 수 없다.(김성원)
‘이리오쑈’의 팀 이미지를 굳히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우리 네 명이 ‘개그콘서트’에서도 팀으로 무언가를 했을 때 사람들이 ‘이리오쑈가 개콘에서도 뭔가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다. 컬투 선배님들도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팀으로서 이미지가 생겨야 기대감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네 명이 모이면 재밌는데’ 이걸 방송으로도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계속 네 명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코너를 구상하고 있다.(류근지)
(인터뷰②에서 계속)
KBS 공채 24기 동기인 류근지와 김성원, 25기 김기리, 26기 서태훈으로 구성된 개그팀이다. 지난 4월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는 최초 유료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