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반응이요? 가끔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봐주시긴 하는데…정작 친구들은 민경이 누나 얘기뿐이에요. 하하! 아직은 TV 속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어색해서 가족들이나 멤버들과도 잘 얘기하지 않는 편이죠. 120부작, 워낙 긴 호흡이라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훨씬 편안해져 있을 것 같아요. 촬영 현장 분위기가 유쾌하고 밝아서 하루하루가 즐거울 따름입니다.”
180cm 훤칠한 키에 조막만한 얼굴, 귀여운 미소에 듣기 좋은 음성까지. 분명 2016년에 주목할 만한 ‘라이징 스타’다.
최근 그룹 서프라이즈(강태오‧서강준‧유일‧공명‧이태환)의 멤버이자 MBC ‘최고의 연인’에서 배우 겸 가수 강민경과 함께 주연으로 열연 중인 강태오(22)를 만났다. 그는 극중 공손하고 모범적인 스타일의 최영광 역을 맡았다. 한아름(강민경 분)과 백강호(곽희성 분)와 삼각관계를 그리며 굴곡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고의 연인’ 출연 제의를 받고 정말 영광이었지만 걱정도 많이 됐어요. 국내에서는 첫 주연이자 워낙 긴 호흡이라서 제가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너무 두려웠거든요. 게다가 극중 캐릭터가 실제 제 나이보다 더 많고, 처한 상황도 비극적이라 분석을 철저히 했습니다.”
강태오가 연기하는 김영광은 그야말로 뼛속까지 ‘순정파’다. 오로지 한아름(강민경)이라는 여자만 사랑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의붓 남매가 돼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재벌2세 라이벌까지 등장, 연일 힘든 사랑에 가슴앓이 중이다. 그는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초반부터 민경 누나와 다정다감한 씬이 많아 어떻게 친해질지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도 남자인데, ‘다비치’ 강민경을 만나면서 어떻게 안 떨리겠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강민경에 대한)환상도 있고 설렘도 커서 처음엔 다가가기가 힘들었어요. 오히려 누나가 먼저 털털하게 대해줘서 친해질 수 있었죠. 솔직히 일일극은 선배님들이 워낙 많아 저 같은 신인들은 부담이 될 수도 있잖아요? 우리 촬영장은 너무 유쾌하고 즐거워요. 스태프, 배우 분들이 연기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주시죠. 물론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으시고요. 덕분에 누나와 제가 완전히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죠.”
“한 번은 하희라 선배님의 집에 모두 모여 파티를 했어요. 진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 즐겁게 농담도 하고 정말 감사했죠. 선배들이 워낙 든든하게 받쳐주시니 (민경)누나와 저도 즐겁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애틋한 장면이 많아 부둥켜안고 몰입하다가도 카메라가 꺼지면 금방 웃고 장난치고 그래요. 편안한 촬영장 분위기 덕분이죠.”
“혹시 강민경 씨를 이성적으로 느낀 적은 없냐?”고 물었더니 “누나를요? 저를 완전히 아기 취급하는데요?”라며 큰소리로 웃는다.
“(강민경)누나와 4살 차이가 나는데 저를 완전히 아기 취급해요. 저도 이젠 어느 정도 그런 게 익숙해진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다우시지만 이성으로 느끼기엔 너무 친해진 것 같네요. 하하!”
20대 초반의 천진난만한 웃음이다. 극중에서 펼치는 비극적인 애정 연기가 신기할 정도로 순수해보였다. 실제 연애 경험을 물으니 “고등학교 때 첫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긴 해요”라고 수줍게 답했다.
“생각해보면 실제 연애 스타일도 영광이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순정파인 것 같고…상남자보다는 다정다감한 편이에요. 막상 연예인이 되고 나니 배울 것도 많고, 숙소 생활을 해서인지 생각보다 연애할 기회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이어 실제 김영광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물었더니, “사랑을 택할 겁니다”라고 시원스럽게 답했다.
“배우들끼리 극중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물론 부모님의 사랑도 중요하고 현실적인 부분도 무시할 순 없지만 저라면 결국 사랑을 택할 것 같아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식지도 않았는데 상황 때문에 헤어지기란 힘들 것 같아요.”
겉보기와는 달리 사랑에 있어서는 당찬 남자 같았다. 대화 곳곳에서 ‘로맨티스트’의 면모가 보이기도.
가볍게 이상형에 대해 물으니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나와 코드가 맞고 생각이 맞아 오랫동안 이야기해도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편하게 기댈 수 있고, 이왕이면 웃는 게 예쁘면 좋겠어요. 단발머리도 잘 어울렸으면, 요리도 잘 했으면 좋겠네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실제로 만난 여배우 중에서는 이보영이 가장 이상형에 가까웠다고 했다.
“한 영화 시사회에서 이보영 선배님을 우연히 뵈었는데 정말 너무 아름다우시더라고요. 말 그대로 여신이었어요. 보자마자 얼음이 된 것 같아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겐 무한한 영광이죠! 생각만 해도 떨리네요~하하핫!”
“사실 지금까지는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어요. ‘학원물’ 같은 장르를 꼭 해보고 싶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이면 뭐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반전 있는 악역이나, 풋풋한 학생, 남성적인 느와르 등등…뭐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열심히 임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연기를 꿈꾼 만큼 어떤 역할이든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이 끝나면 바로 크고 작은 다른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늘 조금이나마 꾸준히 대중들에게 저의 모습을 보여
한편, 강태오는 2013년 드라마 툰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해 지난해 한국 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에서 첫 주연을 꿰찼다. 이후 베트남 국영방송 VTV ‘2015드라마어워즈’에서 현지 배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 수상한 바 있다.
kiki2022@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