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중년 남성들이 본방사수를 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25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평균 시청률 31.6%(이하 전국)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드라마는 최근 ‘케이블 드라마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 가운데, 두 자릿수 시청률만 넘어가도 자축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그런데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태양의 후예’가 30% 시청률을 돌파하며 ‘태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초반부터 화려한 출연진과 제작진으로 무장해, 대박조짐을 보이던 ‘태양의 후예’가 지금까지 승승장구 중인 것.
이에 시청률을 성별로 비교 분석해 ‘태양의 후예’가 어떻게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게 됐는지,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어떻게 봐야할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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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2 |
◇ ‘중년 남성도 사로잡았지 말입니다’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주 시청층은 2030의 여성들로 알려져 있지만, ‘태양의 후예’ 만큼은 남성 시청자들 역시 ‘본방사수’를 외치고 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자료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는 모든 연령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독 중년층의 시청률이 눈에 띈다는 점도 흥미롭다.
첫 회 연령대별 시청률에서 40대 여성이 12.8%, 50대 여성은 10.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30의 시청률을 앞질렀다. 남성 시청자들 역시 50대가 7.5%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 남성이 6.8%의 시청률을 차지했다.
이후 4050 시청자들은 ‘태양의 후예’의 든든한 고정 팬을 자처했다. 40대 여성의 경우 5회분( 29.4%)은 첫방송에 비해 16.6%포인트 상승했다. 50대 여성 역시 11.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남성 시청자들의 시청률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7.5%에서 17.2%까지 오른 것. 40대 남성들 역시 6.8%에서 15.8%로 9.0% 포인트 상승했다. 게다가 이들의 평균 시청률(14.0%)은 2030 여성의 평균 시청률(12.8%)보다 1.2%포인트 높다.
이처럼 ‘태양의 후예’ 열풍의 중심에는 중년 남성들이 있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 등을 집필하며 ‘로코의 여왕’으로 통하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임에도 중년 남성들까지 TV 앞으로 모이게 한 점은 가히 열풍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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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기승전 송중기?…‘우리는 영웅이 필요했다’
방송 초반만 해도 ‘태양의 후예’ 성공을 쉽게 예견하지 못했었다. 한 드라마 평론가는 “‘태양의 후예’는 그동안 김은숙 작가가 보여준 작품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김은숙 작가의 특유의 장점 강점들이 분명 발휘 됐지만, 한편으론 식상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기승전 멜로’라는 틀이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앞서 tvN 드라마 ‘시그널’ 등을 비롯해, 장르물 웰메이드 드라마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직후였던 만큼 멜로드라마가 통할 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태양의 후예’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 마음 속 진짜 영웅을 만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꿰뚫었다.
특히 남자 시청자들에게는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다. 군복무 경험이 있는 시청자들끼리 드라마 속 군대를 두고, 고증 설전을 벌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시진 대위와 미군 델타포스 대위 간의 몸싸움을 ‘국뽕’이라고 해석하며, ‘제국주의’를 운운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기승전 송중기’라는 테마 하에 유시진은 사랑을 위해 우방국 VIP의 수행비서에게 권총도 겨눈다. 유시진이 불복종한 명령은 부당한 명령이며 대대장은 그런 유시진을 비난하기 바쁘다.
이 외에도 유시진은 재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자신의 목숨보다 국민들의 안녕에 힘쓴다. 심지어 악의 주축 진영수(조재윤 분)마저 구해냈다. “너 같은 새끼도 위험에 처하면 구하는 게 국가다. 군인인 내게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임무는 없다”는 대사에서는 그의 올곧은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남성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유시진(송중기 분) 같은 대위는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이상적인 군인이라도 저런 군인이 나오길 바라면서 보는 것 아니냐’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