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1위를 놓쳤지만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과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가 월화 안방극장 정상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가운데 ‘조들호’가 1위를 빼앗아 양상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그렇다고 승부를 예단하기엔 ‘대박’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5일 방송된 ‘조들호’는 시청률 11.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대박’(9.5%)의 1위 행진을 멈추게 했다. 방송 4회 만에 월화극 판도가 바뀐 것.
![]() |
↑ 사진=SBS |
KBS는 이미 축제분위기다. 그동안 늪에 빠져있던 평일드라마가 ‘태양의 후예’의 선전으로 빛을 보기 시작하더니 ‘조들호’로 월화극 1위까지 선점한 까닭이다. 그동안 전작 ‘무림학교’ ‘베이비시터’ 등으로 수없이 비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월화극 시장이었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그러나 아직 승리를 확신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대박’이 그동안 왕좌를 차지해왔던 만큼 기세를 반등시킬 만한 무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등장한 투톱 장근석과 여진구는 그 중 가장 강력한 카드다.
장근석은 그동안 고수하던 ‘꽃미남’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며 이번 작품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구수한 사투리와 누더기 분장으로 유들유들한 ‘대길’을 연기하는 그의 도전은 일단 성공적.
또한 키스신으로 성인 연기 신고식을 치른 여진구도 시청자 눈을 끄는 인물이다. 영민하고 명석한 본성을 숨긴 채 천하의 탕아로 사는 ‘연잉군’은 극 중 대길과 숙명적인 라이벌을 이루는 사이. 여진구는 그동안 아역 티를 깨끗이 벗어내고 반항적인 매력을 완벽히 입었다. 실제 10살 차이나는 장근석과 대결도 전혀 무색하지 않아 극의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대박’의 탄탄한 전개도 무시 못 한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이 나오지 않은 1, 2회부터 승기를 잡으며 재미와 완성도를 입증했다. 숙종, 영조로 이어지는 동안 벌어지는 권력 싸움과 사나이들의 긴장감 넘치는 투전이 뒤섞이며 선 굵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최민수, 전광렬 등 연기파 중견 배우들의 무서운 존재감은 ‘조들호’ 박신양도 벌벌 떨게 할 관전포인트다. 특히 맹수 같은 숙종을 연기한 최민수는 그간의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흡인력을 보이고 있어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대박’은 아직 내놓지 않은 패들로 월화극 왕좌 탈환을 노릴 예정이다. 코믹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를 돌려세운 ‘조들호’의 역습을 ‘대박’이 영리하게 이겨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