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개그우먼 김숙이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졌다. O tvN ‘비밀독서단2’의 새로운 단원이 되면서 좋든 싫든 간에 책과의 거리가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것이다. 평소 독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김숙은 자신을 ‘보통사람’ 혹은 ‘보통사람보다 못한’ 독서수준을 고백하면서 ‘비밀독서단2’에서 자신의 위치와 최근 가까워진 책과의 거리들을 소개했다.
김숙은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CJ E&M 일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O tvN ‘비밀독서단2’ 현장공개 후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42살에 책읽기의 기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김숙은 ‘비밀독서단2’에서 가장 의외성을 가진 출연진 중 한 명이다. 영화평론가인 이동진과 포춘코리아의 신기주 기자, 조승연 작가, 아나운서 출신 오상진, 그리고 개그우먼계의 숨겨진 애독가 송은이가 책에 대해 열띤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면, 토론에 참여하기보다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해맑은 미소로 듣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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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기에 김숙이 ‘비밀독서단2’에서 하는 역할은 크다. 시즌1에 비해 현장의 분위기를 한결 말랑하고 유쾌하게 만들 뿐 아니라, 평소 바쁜 일정에 치여 책 한 권도 제대로 못하는 일반 시청자들을 대변해 책의 내용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중요 포인트를 콕콕 찔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밀독서단2’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김숙은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그동안 잡지와 만화를 제외하고 책과의 사이도 멀었고, 책은 인테리어 효과로만 사용해 왔는데, 제가 ‘비밀독서단’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말한 김숙은 “저는 책을 사서 읽기보다는 책장에 채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걸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과연 읽을 수 있을까”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자신을 가리켜 대한민국의 평균 독서량 이하의 독서수준이라고 말한 김숙은 “그도 그럴 것이 독서에 대한 학습이 전혀 안 돼 있었다. 저는 책 한권을 잡고 있어도 페이지가 안 넘어가던데 1일1책 하시는 분들은 책 읽는 속도가 진짜 빠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회를 거듭할수록 접하는 책이 많아지고, 독서량이 많아지니 숙도가 늘고, 책도 재미있어 지더라”며 “책에서도 얻는 지식들이 어마어마하다. 그런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았던 것을 뒤늦게 알아가는 맛. 대화도 깊게 들어갈 수 있고, 나만의 지식을 쌓아가는 기분도 책읽기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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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은 ‘비밀독서단2’에 대해 “책의 재미를 깨닫게 해준 은인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비밀독서단2’를 통해 책의 재미를 몰랐다면 노년을 노름과 같은 자극적인 재미를 쫓았을 텐데, 프로그램 덕분에 노년을 책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나는 일반인”이라고 설명한 김숙은 “‘비밀독서단2’에는 이미 책을 좋아하고, 잘 읽고, 전문가적인 이들이 이미 많다. 제작진도 적어도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의 진행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출연 전 사전조사를 했는데, 적혀있는 100권의 책 중 무엇을 읽었냐고 물어보시더라. 죄송하지만 한 권도 읽은 적이 없었다”고 웃었다. 그런 김숙이 변했다는 것은 ‘비밀독서단2’를 통한 책 소개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비밀독서단’은 오상진의 말처럼 지상파도 아니고 영리를 추구하고 상업성을 중요시하는 케이블채널과 거리가 먼 프로그램이다. ‘비밀독서단2’에 오면서 시즌1보다 분위기는 가벼워졌지만, 책이 주는 무게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비록 시청률과 화제성은 떨어지지만 ‘비밀독서단’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고정 시청자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주제를 정해 소개하는 책마다 미디어셀러(미디어 노출 이후 흥행해 베스트셀러가 된 도서) 반열에 올려놓았다. 김숙과 같이 ‘비밀독서단’을 통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 나기도 할 뿐 아니라, ‘종이책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에 놓인 출판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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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은 ‘비밀도서단’의 매력에 대해 발전으로 꼽으면서 “‘비밀독서단’은 계속해서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미 1회하고 7회 사이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앞으로도 계속 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주와 조승연은 “시즌1이 모르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시즌2는 베스트셀러를 훑으면서 왜 이 책이 인기가 있는지,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게 됐다”고 ‘비밀독서단’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 모두 입을 모아 7명 단원 한 명 한 명 특색이 있는 만큼 이들과 케미를 맞춰 가는 과정 속에서도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보통사람’ 김숙에게 돌아가 ‘비밀독서단’을 통해 알게 된 책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을 물어보았다. 알게 된 책이 너무 많다며 곰곰이 생각하던 김숙은 첫 회에 언급됐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꼽았다. 말이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나왔다는 것은 비밀이다. 김숙은 “‘정의란 무엇인가’ 정말 추천하고 싶다. 추천 책들이 정말 좋다. 설명 듣고 읽으면 더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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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숙은 또 다른 책 한권을 소개했다. 수능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김숙은 “‘난쏘공’ 제목은 익숙한데 의외로 안 읽은 사람이 많다. ‘난쏘공’은 안 읽은 책을 대변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있고, ‘비밀독서단’에서 나왔던 책들은 다 추천하고 싶다. 정말 다 재미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비밀독서단2’는 매주 화 오후 4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