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 척 목소리 연기
"아이들에게 자랑…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죠"
"평소에는 말수 적고, 말도 느려요"
"오래 모습을 보였으니 짓궂게 해도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 |
"'동물농장' 아저씨가 애니메이션 더빙한 것에 대해 행복하게 생각해요. 나의 이미지가 짓궂고, 위험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하지만 SBS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걸 상쇄시키고 다른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웃음) 언젠가 어린 친구가 방송국에서 빤히 나를 쳐다보고 있길래 '안녕! 동물농장 아저씨야'라고 했는데 그 친구가 씩 웃으며 '마녀사냥 잘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인 신동엽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19일 개봉) 홍보를 위해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웃음을 줬다. 영화는 평화로운 버드 아일랜드에 정체불명의 피그가 찾아오면서 위기를 맞이한 레드, 척, 밤이 거대한 음모를 파헤쳐 '새계'를 구하는 어드벤쳐를 그렸다. 30억 이상의 최다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앵그리버드 더 무비'에서 수다쟁이 척의 목소리를 연기한 신동엽은 인터뷰를 잘하지 않는 스타지만, 이 영화를 향한 애정이 커 공식 행사에 참여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 참여한 것도 크다. 그는 "'앵그리버드'는 많은 사람이 즐긴 게임 속 캐릭터라 친근감이 높다"며 "특히 우리 아이들이 이걸 보고 '저 새가 아빠 목소리야!'라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 선사할 것 같았다"고 좋아했다.
'세이빙 산타'와 '헷지'에 이어 3번째 애니메이션 더빙 참여다. 신동엽은 "내가 발음이 좋지도 않고, 다른 성우들이 더빙하는 걸 보면 '내가 여기 껴서 더빙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더빙은 발음도 중요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염치 불고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웃었다.
특히 이번에는 3일을 참여 집중했다. "오래 일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이지만 좀 더 감정 표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재녹음을 외치기도 했단다. "예전에는 주인공이 아니라 3~4시간이면 더빙이 끝났는데 이번에는 감탄사와 리액션을 잘해야 해 맞추기가 힘들고 어려웠으나 그 어느 때보다 보람되고 재미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앵그리버드 더 무비'뿐 아니라 방송에서 신동엽의 모습은 수다쟁에 말도 속사포처럼 빨리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다르다. "방송에서 말을 빨리하는 듯한 느낌을 보여 드리지만 평소에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 또 느려요. 척과 비슷한 건 친구들이 어려움에 부닥치면 빨리 나서서 도와주는 게 굉장히 비슷한 것 같은데요? 하하하."
신동엽은 또 수위 높은 발언을 좋아하고, 밉지 않게 깐족거리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그는 이 사실은 인정했다.
"쇼를 보여준다고 쳤을 때, 고압선이 흐르는 선이 있는데 밑에서 쇼를 하면 누구나 하잖아요. 반면 고압선을 넘어가면 죽거나 크게 다치고요. 저는 아슬아슬하게 하면 똑같은 쇼가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고 불쾌하지 않게 느끼는 건 아무래도 친밀도가 아닐까요? 기본적인 인성도 중요하고요(웃음). 후배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지만 '시청자들과 빨리 친해지라'고 하죠. 이런저런 얘기를 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유리한 건 24~25년을 방송을 통해 변함없는 모습을 보인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이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일관된 느낌을 시청자들이 좋게 받아주시니 짓궂게 해도 그런 느낌을 귀엽게 받아주시는 게 아닐까요?"
신동엽은 "연기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크다"고 했다. 정통 드라마에 대한 욕심은 아니다. 콩트나 토크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주는 연기를 특정했다.
"희열이 다른 것 같아요.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시트콤을 처음 할 때는 개그맨이 시트콤 하는 경우가 없었다. 제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몇몇 배우는 못한다는 얘기까지 했죠.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웠을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전 고등학생 때 방송반에서 라디오극 하는 걸 좋아했고, 대학 때는 연극 공연을 해왔으니 갈증이 늘 있었던 거죠. 현재 'SNL코리아'를 하는 것도 굉장히 힘든 작업이지만 절대 놓을 수 없는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콩트 연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신동엽은 아내인 선혜윤 MBC PD와 같이 일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넌지시 밝혔다.
"예전에 '오빠밴드'라고 같이 일을 해본 적이 있는데 상황도 안 좋았고 정신적으로 힘들 때라 프로그램에 몰입하긴 힘들었던 것 같아서 뭐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부부가 함께 일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