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음악예능이 외면하던 록, 왜 유독 ‘복면가왕’에서는 사랑받을까.
지난 15일 방영된 MBC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8연승에 빛나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9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8인의 복면가수가 가왕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일단 2라운드에 접어든 인물들은 ‘새됐어’ ‘백세인생’ ‘태양의 후배’ ‘램프의 요정’. 이들은 달샤벳 수빈, 김기리, 오창석, 육각수 조성환을 누르고 ‘우리동네 음악대장’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특히 ‘램프의 요정’은 판정단으로부터 “‘우리동네 음악대장’과 진검승부를 할 인물”이라고 말하며 ‘우리동네 음악대장’과 ‘램프의 요정’의 맞대결을 예측했다.
![]() |
눈 여겨봐야 할 점은 록이란 장르가 ‘복면가왕’을 관통했다는 거다. 사실 록은 음악예능에서 줄곧 환영받지 못하는 장르였다. ‘나는 가수다’에서 국카스텐 하현우나 박완규 등이 활약을 하긴 했지만 항상 우승자는 더원, 박정현, 윤민수와 같은 R&B 혹은 발라드 장르였다. 상대적으로 로커가 활약한 경우는 드물었다.
또한 SBS ‘판타스틱 듀오’에서도 록 장르의 가수는 거의 출연하지 않는다. KBS2 ‘불후의 명곡’도 마찬가지다. 최다 우승자는 알리, 임태경 등이고, 김경호가 최다 득표 순위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그가 로커로서는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복면가왕’에선 다르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8연승을 거머쥐었고, 이를 저지할 후보로 ‘램프의 요정’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두 사람 다 로커 특유의 고음과 찌를 듯한 성량이 특징이다. 또한 이들의 정체로 추측되는 가수들도 로커들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청자들은 ‘로커들의 진검승부’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복면가왕’에서 록 장르가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이는 ‘복면가왕’과 다른 음악예능 ‘무대’의 차이에서 온다. ‘복면가왕’은 누군지를 알아맞히는 ‘미스터리 쇼’이기 때문에 편곡을 최소화하고 이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부르도록 한다. 하지만 다른 음악예능들은 ‘순위’를 가르는 게 포인트이기 때문에 편곡과 화려한 무대 연출은 필수다.
![]() |
즉, ‘복면가왕’은 짧은 경연 시간 동안 복면을 쓰고, 그 어떤 무대 장치도 없이 최소한의 편곡으로만 승부를 갈라야 한다. 짧은 시간에 청중의 귀를 사로잡으려면 사실 ‘고음’만큼 좋은 장치가 없다. 물론 세부적인 장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주로 스펙트럼이 다양한 고음, 순간적인 ‘파워’로 곡의 드라마를 만드는 특징이 나타나는 록은 ‘복면가왕’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등장이 록이란 장르에 ‘불’을 지핀 격이기도 하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첫 등장부터 ‘나는 로커요’라고 외치는 듯한 선곡을 했다. 첫 솔로 무대로 故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을 선곡했고, 1승 우승곡으로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불렀다. 이 때문에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연승을 할수록 시청자들의 록에 대한 관심을 늘어만 갔다.
이 때문에 박완규는 판정단으로 등장해 “임재범 형님이 ‘우리동네 음악대장’에 고맙다고 했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쪽 사람”으로서 매 무대 마다 최선을 다하고 연승을 거두며 록의 명곡들을 다시 길어올리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에게 감사함을 전한 거다. 늘 외면 받던 로커들에게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연승은 ‘연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의 9승을 저지하고자 나타난 ‘램프의 요정’ 또한 로커다. ‘진검승부’가 남았다. 로커와 로커가 대결을 벌이는 ‘복면가왕’ 최종라운드. 상상이나 해본 적이 있을까. 이 희귀한 장면이 성사될 수 있을지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증이 증폭된 상태다. 과연 ‘복면가왕’의 승자는 누가될지 눈길이 모아진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