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와 배우 송혜교의 인연은 깊다. “누군가는 해야 해서” 한국의 ‘홍보맨’을 자처하고 나선 서 교수와 그런 서 교수의 프로젝트에 발 벗고 나서 “무조건 할게요”라고 말하는 송혜교. 두 사람의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지난 22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만난 서경덕 교수는 “이번 주에도 일정이 꽤나 빡빡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 교수는 세계 각지를 돌며 한국을 알리는 ‘홍보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그런 서 교수에게 왜 그렇게까지 힘들게 하는 것이냐 물었더니 “가만히 있는 다고 세계화가 저절로 되는 것이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음식의 세계화를 들어보면, 스시나 타이푸드, 중국음식이 그저 맛있어서 세계 각지에 퍼진 게 아니다. 수많은 ‘물밑작업’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해외에 나가서 많이 느꼈다. 가만히 있는 다고 저절로 세계화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걸 제가 계속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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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전략을 잘 짠다고,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세계화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주변 후배들이 이런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여태까지 헛살지는 않았구나’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경제력에 비해 파급력이 더뎠고, 이제 막 한류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폭발’됐을 뿐이라며, 서 교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제가 ‘세계화’라는 걸 말하면 많은 이들이 ‘어디까지 해야 세계화냐’고 묻는다. 최근 외국에도 한식당이 많아지고, 외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세계화가 되는 과정일 뿐이다. 인도의 ‘커리’를 생각하면, 우리나라 그 누구도 ‘카레’를 모르는 이는 없지 않나. 제가 꿈꾸는 세계화란 미국 한 작은 마을에서 주부가 ‘얘들아, 오늘 비빔밥 해먹자’라고 말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지는 거다. 그런 날이 오려면 할 일이 아직도 많다.”
‘한국 알리기’에 몸이 두 개라도 바쁜 서 교수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면, 바로 배우 송혜교다. 서경덕 교수와 송혜교는 해외 역사 유적지에 ‘한국어 서비스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광복절을 맞아 일본 우토로 마을에 한국어 안내서를 지원하게 됐다. 송혜교에 대해 서 교수는 “참 우연찮게 알게 된 인연이 이렇게 이어왔다”고 신기해했다.
“송혜교 씨와는 몇 년 전에 우연찮게 알게 됐는데, 그 때 10년 전부터 제가 해오던 ‘한국어 서비스 프로젝트’에 대해 혜교 씨가 먼저 물었다. 기사를 본 모양이었다. 혜교 씨가 ‘해외에 나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게 되는데 한국어 브로셔가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가 ‘의기투합’을 하게 돼 뉴욕현대미술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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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한 성격 덕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스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 통한다는 송혜교에 대해 서 교수는 “여동생 같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송혜교가 미쓰비시 억대 광고를 거절했을 때에도 ‘그저 작은 대화’였을 뿐인데 그토록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서 교수는 “송혜교 씨를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제게 한 질문이다”라고 회상했다.
“송혜교 씨가 제게 처음으로 물어본 게 ‘그 기업이 전범기업인가요’가 아니라 ‘아직 그 기업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지요?’라는 거였다.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다. 원래도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는 해외 역사 유적지들이 많다’고 말하면 혜교 씨는 언제나 ‘그래도 무조건 해야죠’라고 말한다. 늘 ‘무조건’이란 답이 돌아온다. 제가 정말 고마운 부분이다.”
그런 송혜교와의 오랜 인연에 서경덕 교수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혜교 씨가 늘 인터뷰 때마다 ‘교수님이 하는 일을 후원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겸손하기까지 하다”고 고마워했다. 송혜교 말고도 서경덕 교수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스타들이 많다. 서 교수에 ‘스타들과의 협업’에 대해 물었다.
“함께 협업한 스타들 중 제가 연락을 한 분도 있지만, 거꾸로 연락을 주신 분들도 많다. 저는 외국 사람들에 한국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획하는 사람이다. 한류 스타들과 함께 하면 해외뿐 아니라 역으로 국내에도 ‘이 역사에 대한 콘텐츠가 왜 중요한지’를 알릴 수 있게 된다. 한류 스타들의 역할이 참 크지 않았나 싶다.”
서경덕 교수는 “단 한 명도 한 번 함께 하고 안 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에 ‘그 다음’의 행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MBC ‘무한도전’과 송혜교를 비롯, 자신과 함께 해준 예능 프로나 스타들에 “감사하단 표현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소통창구’ 역할을 중요하게 해준 분들”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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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