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면 영화, 드라마면 드라마, 무대 위면 무대 위마다 각기 다른 톤으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유준상. 그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의미 있고 색다른 연기에 도전했다. 그가 표현하는 연기, 또 표현하고자 하는 연기에 대해 물어보았다.
“(목소리 톤은) 역할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배우는 이야기 전달자라고 생각 하거든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목소리나 방향이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변신이라기 보단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따라가다 보면 그 말투가 나오죠.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할 때는 제가 그런 말투를 쓸 줄 몰랐어요. 그냥 대본을 읽다보니까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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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이번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유준상은 흥선대원군의 목소리를 냈다. 유쾌한 그의 대면적 이미지에 비교하자면 이번 영화 속 역할은 다소 고개가 갸우뚱 거릴 수 있는 부분이었으나, 유준상은 흥선대원군에 완벽하게 빙의 했다. 그리고 그만큼의 연기를 해 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연구라기보다 여행을 함께 했어요. 발자취를 따라가는 거죠. 역사는 그래서 재미있어요. 실제로 그 장소들이 다 있잖아요. 또 지역에 가면 구전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고, 또 돌아가신 분들의 묘지나 역사가 남겨져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참 흥미로운 것 같아요. 이번에 여행을 잘 했어요. 또 일주일에 경주에 세 번씩 가서 수목화도 배우고, 그러면서 그렇게 옛날 이야기를 듣고 흥선대원군이 진짜 가지고 있는 걸 보고요. 또 지인 분들이 역사, 미술 교수님들이라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절을 불태운 이야기가 있어요. 그 절도 가보고, 그래서 그런 역사 이야기를 하면서 흥선대원군 아버지의 묘도 가보고요. 또 대동여지도를 실제로 보기도 했죠. 아마 이런 영화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 가족들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들이 남겨진 영화라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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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실제로 김정호 선생과 흥선대원군에 대한 이야기는 사료가 적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구하기까지 과정도 힘들었을 것.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정호와 흥선대원군이 실제로도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워낙에 예술 쪽으로도 뛰어난 분이라, 그런 것들을 충분히 헤아릴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죠. 진짜 그랬을까 궁금하기도 해요(웃음). 워낙 김정호 선생님에 대한 기록이 없잖아요. 그렇게 역사 속에서 그런 분들이 사실은 역사에 드러나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아무도 글을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영화로도 표현될 수 있어서, 이런 영화는 만들어지기 힘든 영화에요. 감독님이 용기 있는 선택을 하신 거죠.”
유준상은 벌써 강우석 감독과 세 번째 함께 호흡했다. ‘이끼’ ‘전설의 주먹’에 이어 세 번째로 유준상을 캐스팅 한 강우석 감독, 그리고 그런 감독을 믿고 다시 한 번 작업에 응한 배우 유준상의 재회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번이 3번째 작업이에요. 감독님이 처음에 날 쓰셨을 때 열심히 했으니까요(웃음). 그래서 한 번 더 써주시고(웃음). 일단 한 번 쓴 감독이고, 홍상수 감독님이랑도 7번 같이 작업을 했으니까요. 아마 제 목소리 톤, 또 그동안 감독님에게 보인 모습들 때문 아닐까요. 감독님이 섬세한 면이 많으시지만, 그런 면들이 겹치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역할을 하면 더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누구든 그 작품 안에서 놓치고 싶은 역할을 없죠.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역할이든 잘 해줬을 때 생기는 신뢰? 그래서 카메오로도 출연하든 출연한 이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죠. 또 감독님은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주세요. ‘이끼’ ‘전설의 주먹’도 그렇고, 다 다른 느낌들을 감독님이 만들어 주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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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게 매 다른 작품마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무수히 존재하는 가운데, 그에게 앞으로 더 맡아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 지 물었다.
“예전에도 그렇고, 탐나는 역할은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배우는 이야기의 전달자에요. 그 이야기를 어떻게 더 잘 전달하는 지 고민하죠.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 관객 분들이 많은 돈을 내고 보러 오시는데 그분들에게 더 좋은 이야기를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더 디테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죠. 영화, 드라마든 이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이번 영화는 유준상에게 꽤나 의미가 큰 듯하다. 영화에서 메인 롤을 맡은 건 아니지만, 캐릭터를 통해 그가 깨달은 바도 많았고 실제 역사를 자신이 구현한다는 점도 그렇다. 그가 생각하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전체가족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요. 분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고요. 김정호 선생님뿐만 아니라 흥선대원군 등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공부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죠. 우리나라가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