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의 시작은 위태로워 보였다. 결혼한 남녀가 만나 서로를 위로한다는 소재로 인해 시작 전부터 ‘불륜 드라마’로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가 점령한 수목드라마 판도에서 선택한 묵직하면서도 잔잔한 멜로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니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위로를 담고 있는 대본과 아름다운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공감을 부르는 배우들의 연기가 맞아 떨어진 ‘공항 가는 길’은 고정시청층을 확보했으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칭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배우은 ‘공항 가는 길’의 인기 비결에 대해 ‘대본’을 꼽았다.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신성록은 “‘공항 가는 길’은 뻔하지 않은 드라마이다. 막장 요소가 없이 현실 공감적인 대본과 연기, 연출이 모인 드라마”라며 “처음 소재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분들도 막상 보시고 공감하면서 좋은 평가를 해 주시더라. 현재 대본이 굉장히 많이 나와 있는데 잘 쓰여 있다. 배우들이 그대로 감성을 넣어서 표현만 한다면 정말 좋은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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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의 말에 김하늘도 거들었다. “모든 일이 잘 되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말문을 연 김하늘은 “처음 대본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잘 표현할 수 있을까’고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그런 부분에서 좋은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윤은 지금까지 나온 대본에 대해 감탄을 했다. 4회가 방송된 현재 12회 최종본을 받아보았다고 알린 이상윤은 “지금까지 이런 적이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이상윤은 “시놉시스가 좋아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뒤로 갈수록 산으로 가는 경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공항 가는 길’은 확실히 어떻게 가야 할지 알고 있으며,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대본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항 가는 길’은 승무원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위로가 필요했던 수아(김하늘 분)와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던 딸 애나의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슬픔에 빠진 도우(이상윤 분)가 얼굴도 모른 상태에서부터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사랑이라기 보다는 아직 위로해주는 사이에 가까운 수아와 도우의 관계는 아직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미 배우자가 있는 수아와 도우인 만큼 헤어진 이후 각자의 가정에 돌아가도, 아니면 가정을 포기하고 서로 다시 사랑을 시작해도, 그 어떤 선택을 해도 해피엔딩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공항 가는 길’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김철규 PD는 “작가로부터 ‘마지막’에 대해 듣지 않았다. 드라마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작가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반응과 대본 안에서 배우들이 가지는 감성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커가면서 애초에 그렸던 부분과 달라질 때가 많다”며 “지금 마지막 부분의 대본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결말을 열어놓고 연출을 하고 있으며, 드라마의 흐름과 감정 관계를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될지 저도 잘 모르겠다. 드라마가 흘러가 봐야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희진은 도우의 아내이자, 딸이 죽었음에도 말레시이아에 있는 딸의 유골을 거부하는 엄마 혜원 역을 연기하고 있다. 비정한 엄마라는 평을 듣고 있는 혜원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장희진은 “쉽지 않은 역할이어서 표현에 고민을 많이 하고 한 신 한 신 공을 들이고 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너무하다’ 싶은 부분이 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혜원의 마지막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김하늘이 원하는 ‘공항 가는 길’은 어떤 모습일까. 김하늘은 수아와 도우가 이어지는 것에 반대의 의견을 냈다. “수아만의 행복을 생각하는 건 이기적 선택”이라고 말한 김하늘은 “본인의 행복만을 위해서 결말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기가 행복해지면 힘들어질 주변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밝히면서도 “처음에는 수아와 도우, 둘이 잘 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수아의 감정에 따라 연기하다보니 터지는 것이 있기는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김하늘은 “아직 결론을 생각한다는 것이 두렵고 어렵다. 스토리가 진행되고 후반에 가야지 희망이 어떤 식으로든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아의 남편 진석 역을 연기하는 신영록은 바라는 결말에 대해 “글은 작가님이 쓰시는 거 아니냐.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인물들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고, 악인이 없다. 모두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철규 PD는 “문학작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인물들의 감정이 가면 갈수록 세 진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이 ‘과연 드라마 대사로 나갈 수 있을까’였다. 그만큼 문학적이었는데, 그런 문학적인 대사들이 인물의 감정들과 얽히면서 굉장히 강렬한 느낌들을 주더라”며 “이 같은
한편 ‘공항 가는 길’은 매주 수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