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예외는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화려할수록 예고편이 전부인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아니다. 독창적인 캐릭터와 새로운 세계관, 적절한 로맨스와 기발한 상상력, 역대급 비주얼에 명품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력까지. 원더풀이다.
즐길거리도,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 보이는데, 어수선하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았다. 개봉 전부터 방대한 설명과 화려한 예고편이 쏟아져 ‘더 새로울 게 있을까’ 싶었지만 속까지 알알이 꽉 차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15일 언론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가방 속에 있던 몇몇의 동물들이 달아나 이를 쫓게 된다. 이 와중에 노마지(마법을 쓰지 않는, 일반 사람. ‘머글’의 미국식 표현) 사이에서 눈속임을 하고 있는 마법세계는 점점 강력해지는 어둠의 힘에 의해 노출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야기는 언뜻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시간과 장소가 담겨있다. 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이 훗날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라는 점에서 해리포터와 연결 관계를 갖는다.
따뜻한 심성을 지녔지만 마법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더’인 주인공 뉴트. 그는 영국 출신으로 ‘호그와트’ 학생이었으나 신비한 동물 때문에 사람이 죽을 뻔한 사고가 일어나 퇴학을 당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호그와트 교수 중 단 한 사람이 뉴트의 퇴학에 반대했는데 바로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다.
어찌 보면 ‘괴짜’ 갖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진실 되고 정의로운 마음으로 그 누구보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로 인해 덤블도어 교수의 가장 깊은 신뢰를 받고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는 점에서 ‘해리포터’와 긴밀하게 통한다.
이들 사총사는 ‘해리포터’와 마찬가지로 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극을 이끌어 나간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강화되는 동지애가 이야기의 핵심이 된다.
여기에 ‘해리포터’에 비해 연령층이 성인으로 업그레이드된 만큼 ‘로맨스’가 가미된다. 마법이 선사하는 비주얼과는 전혀 다른 신비한 동물들이 선사하는 색다른 시각 효과와 상상력, 예측 불허의 사건들이 극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또 다른 공통점은 악역 캐릭터다. ‘해리포터’에서 이름을 말하기도 두려운 존재, 볼드모트가 등장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그린델왈드라는 강력한 마법사가 있다. 이 마법사는 무정부주의자로 마법사라 우월한 인종이라고 생각하는 인물. 얼마 동안 자취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지자를 모으고 은둔해 힘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볼드모트와 비슷하다. 극에서는 그린델왈드가 주창하는 반 머글 혹은 반 노마지 감정이 점차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상상력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들’의 매력과 충분히 맞바꿀 만한 수준의 아쉬움이다. 실제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 포유류와 조류부터 파충류, 곤충까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었건, 읽지 않았건, 판타지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관객들을 만족시켜줄 영화다.
오는 16일 2D와 3D, 아이맥스 3D 등의 다양한 버전으로 국내 개봉한다.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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