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가장 통쾌한 복수는 내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감독 톰 포드)가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러닝타임 116분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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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는 모든 걸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은 수잔(에이미 아담스 분)이 소설가이자 전 연인 에드워드(제이크 질렌할 분)로부터 한 편의 소설을 전달받은 뒤 슬픔, 분노,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수잔은 어느 날 에드워드로부터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초고를 선물 받는다. 한때 너무나도 사랑했던 에드워드를 비전 없는 소설가 지망생이라 매도하며 이별을 선언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전 연인의 연락에 다시금 설렘을 느낀다.
눈을 떼지 못하고 소설을 읽어나가는 수잔. 강간, 살인, 납치 등 믿을 수 없는 일을 겪는 소설 속 인물이 곧 자신을 모티프 삼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왠지 모를 불안감과 두려움에 시달리고, 급히 에드워드와 만날 약속을 잡는다.
이 작품에선 무엇보다도 감독 톰 포드의 섬세한 시선과 화려한 미술 감각이 돋보인다.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거구의 여인들이 나체의 마칭밴드로 분해 격렬하게 춤을 춘다. 흔들리는 살 너머로 언뜻 언뜻 보이는 이들의 섹시한 표정과 미소에는 슬픔이 어려 있다. 성적인 상징을 띄던 여성의 나체를 새롭게 해석하는 감독의 시선이 기발하다.
극 중 현실과 소설 속 세계가 액자식으로 구성된 것도 흥미롭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소설 내용이 펼쳐지는 동안 관객은 저자인 에드워드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한 피 안 묻히고도 품격 있게 복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킨다.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애런 존스의 연기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 여기에 에이미 아담스와 제이크 질렌할의 호흡도 눈을 즐겁게 한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녹터널 애니멀스’의 진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극장으로 달려가길. 11일 개봉.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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