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혁 “‘석조저택 살인사건’, 원작 탄탄해서 좋았다” |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의 견고한 스토리텔링 위에 배우들의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연기를 더해 압도적인 서스펜스 스릴러물을 탄생시켰다.
“원작이 참 부담스러웠다. 사람들이 원하는 그림이 있었을 거고, 그걸 상상했을테니까. 하지만 원작이 사랑받은 것에 비해 읽은 사람은 많이 없을 것 같았다(웃음). 그리고 좋았던 건 원작이 있기에 탄탄한 구성이 있었다. 그게 좋았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주혁은 ‘석조저택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 자체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악역을 선보인다면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다행히 먼저 개봉한 ‘공조’도 잘 봐주신 것 같다”며 “예전부터 굳이 악역은 아니더라도 장르적인 변화를 가지고 싶었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극 중 고수(최승만 역)와 대립하는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역을 맡은 김주혁은 최근 780만 관객을 돌파한 ‘공조’에 이어 다시 한 번 완벽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남도진의 과거를 만들자면, 거리를 떠돌며 구두를 닦았던 인물일 것이다. 그러다 사기 치는 법을 알게 되고, 돈 많은 사람들 행동도 흉내 냈을 것이다. 또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친구인 것 같다. 자기의 부를 지키기 위해 죄 의식 같은 건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다.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가진 남도진을 연기하기 위해 내가 하는 행동에 죄의식을 갖지 말자는 생각으로 다가갔다. 악행도 당연하게 임하려 했다.”
김주혁은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인간미 없는 날카로운 캐릭터의 남도진을 진중함과 냉철함을 가지고 리얼하게 그려내 서스펜스 스릴러만의 쫄깃함과 긴장감을 극대화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평했다. 그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실수한 부분이 너무 눈에 잘 보였다. 근데 실수한 점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어서 오히려 고맙다. 절대 저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