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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건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모태 스타’가 존재한다면 바로 그와 같을 것이다. 데뷔 이후 4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톱스타’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장동건(45)이 ‘슬럼프’에 대해 언급했다. 그에게서는 결코 들을 일이 없을 것만 같고, 듣고도 다시 의심되는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낯선 단어였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 ‘브이아이피’로 스크린에 컴백한 장동건을 만났다. “유독 남성적인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것 같다”고 물으니,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연기해온 세월에 비해 작품 수가 너무 적다. 신중하게 고른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소심했던 게 아닌가싶다. 몇 차례 망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1992년 MBC 공채 탤런트 21기로 데뷔한 이후 올해 25년 차를 맞은 그는 영화 '친구'(2001), '태극기 휘날리며'(2004), '마이웨이'(2011), '위험한 관계'(2012), '우는 남자'(2014)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에 출연한 바 있다. 높은 인기로 그의 출연작은 매번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뚜껑을 연 뒤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 영화 `브이아이피`에서 국정원 요원 역을 맡은 장동건.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어떤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 근원을 알 수 없는 슬럼프는 2~3년 정도 지속됐죠. 자꾸만 자기애가 사라지다 보니, 연기하는 내 모습도 싫고 연기 자체도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스스로에게 점점 질려버리는(?) 매너리즘에 빠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아직 개봉을 하진 않았지만 영화 ‘7년의 밤’을 찍으면서 다시금 흥미를 되찾기 시작했고, 일로써 다시금 마음을 다스렸어요. 요즘엔 다시 제가 멋있어 보이기 시작해요. 하하!”
비 온 뒤에 땅은 굳는다더니, 그 역시 그랬다. 연기에 대한 갈증도, 작품에 대한 욕심도 이전보다 더 커졌단다. 그는 “예전에는 좋은 점 70, 안 좋은 점이 30이면 불안 요소를 더 생각해 고사했던 적이 많은데 이제는 좋은 점이 더 많으면 망설임 없이 선택한다”고 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작품 수가 너무 적다는 게 후회돼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장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 보다 작품이 좀 안된다고 해서 주변 상황이 크게 바뀌는 건 없더라고요. 좀 더 부담감을 내려놓고 연기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요즘엔 많이 편안해졌어요. 앞으로는 기존에 보여드렸던 모습 이 외에 조금은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망가져도 좋고, 과장된 오버 연기도, 따뜻한 가족 이야기도 좋아요. 스스로 즐기면서, 보는 분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요. 아니, 무엇이든 이전과는 다른 또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요.”
영화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
kiki2022@mk.co.kr